
29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최진영씨가 이날 오후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자택 3층 다락방에서 전선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의 후배 정모씨는 최씨의 어머니 정옥숙씨에게 “최근 며칠간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연락한 뒤 함께 논현동 집을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오후 2시46분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도착 직후 사망 판정을 받고 영안실에 안치됐다.
최씨가 숨진 곳은 개인 영화 감상실로 꾸민 자택 3층으로,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 등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외부 침입 흔적 등 타살 혐의점이 없고 스스로 목을 맨 흔적이 있어 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이날 오전까지도 방송국 약속을 잡는 등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미리 계획한 정황은 아직껏 없다”며 “다만 최근 우울증 치료제를 먹어 왔고 지난해 약물 과다 복용 등으로 위세척을 받은 적이 있다는 진술이 있어 사망 경위를 다각도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과 시간 등을 가리기 위해 현장감식을 벌이는 한편 유족 의견을 들어 부검 의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가수와 영화배우, 탤런트 등으로 활동한 최씨는 2008년 10월2일 사이가 각별했던 최진실씨의 자살 이후 자신이 누나를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비통함에 빠져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씨는 최근 연기활동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조카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해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최씨와 4일 전 통화했다는 한 가요계 관계자는 “전화 연락 당시 너무나 멀쩡한 목소리였다. 아무런 이상 징후도 없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지난해 말 베트남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떠나는가 하면 한양대 예술학부에도 합격해 학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최씨는 1년여 전 세상을 떠난 누나 최진실씨 묘 옆에서 영면할 것으로 보인다. 소속사인 엠클라우드엔터테인먼트 김진수 본부장은 이날 “고인의 장례를 3일장으로 치르기로 해 31일 발인하기로 했다”며 “화장 장소는 논의 중이고, 장지는 누나 진실씨의 납골묘가 있는 경기도 양평군 갑산공원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재홍·이귀전 기자
■연예인 자살 일지 | |
1996. 1. 1 | 가수 서지원(20), 자택서 유서 남긴 채 약물 과다복용해 사망 |
1996. 1. 6 | 가수 김광석(32), 자택서 목매 자살 |
2005. 2.22 | 영화배우 이은주(25), 자택서 유서 남긴 채 목매 자살 |
2007. 1.21 | 가수 유니(26), 자택서 목매 자살 |
2007. 2.10 | 탤런트 정다빈(27), 남자친구 집에서 목매 자살 |
2008. 9. 8 | 탤런트 안재환(36), 주택가 골목 차 안에서 유서 남긴 채 연탄불 피워 질식사 |
2008.10. 2 | 탤런트 최진실(40), 자택서 목매 자살 |
2009. 3. 7 | 탤런트 장자연(29), 자택서 목매 자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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