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는 지금] 글로벌 부동산 시장 양극화 심화

입력 : 2009-08-30 21:03:50 수정 : 2009-08-30 21:03:50

인쇄 메일 url 공유 - +

中 과열…美 바닥 탈출…日·유럽 아직도 '한겨울'
세계 부동산 경기가 최근 국가별로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끝없이 추락한 세계 부동산 경기는 최근 중국과 대만, 호주,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과 싱가포르, 유럽 국가들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부동산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정부가 부동산시장 규제 정책을 내놨으며, 미국은 시장이 회복되면서 주택공급이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일본은 주택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일본판 서브프라임 사태’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타오르는 중화권과 미국, 호주=
올 들어 부동산시장이 가장 활발한 곳은 중국과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이다. 중국은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과열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주택가격은 최근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70개 도시의 7월 주택판매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1.0%, 전달 대비 0.9% 각각 상승했다. 이로써 주택가격은 2월(-1.2%, 전달 대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멈추고 5개월 연속 올랐다. 올 들어 7월까지 주택분양 면적도 4억1755만㎡로 작년 동기보다 37.1% 증가했고, 부동산개발 투자총액도 1조7720억위안(318조9600억원)으로 11.6% 늘었다. 현재 베이징 중심지역의 아파트값은 1㎡당 2만5000∼3만위안(463만∼555만원)에 달해 140㎡의 아파트 한 채를 사려면 최소 350만위안(6억5000만원)이 소요된다. 주택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중국 정부와 금융권은 부동산시장 감독을 강화하고, 1가구 2주택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으며 부동산 관련 세무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홍콩과 대만에선 중국의 넘치는 유동성이 빠르게 유입되면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 들어 홍콩에서 고급 주택을 구입한 사람의 30%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며, 대만은 정부가 중국 자본의 부동산 구입 규제를 크게 완화하면서 5월 부동산 거래 건수가 1월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미국 주택시장도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국부동산중개업협회(NAR)는 지난 6월 잠정주택판매지수(2001년 평균=100 기준)가 전달보다 3.3포인트 상승한 94.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NAR는 5월 지수도 당초보다 상향된 91.3을 기록한 것으로 수정 발표했다. 잠정주택판매는 지난 2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주택매매 계약이 진행 중인 상황을 일컫는 잠정주택판매가 5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낸 것은 2003년 7월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기존 주택판매도 5개월째 상승했다. 지난 7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달보다 7.2% 증가했다. 7월 신규 주택판매도 전달보다 9.6% 늘어난 43만3000가구로 2005년 2월 43만3000가구를 기록한 이후 월간 최대 기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저가 주택은 매매가 늘고 가격 또한 오르는 추세지만 고가주택(75만달러 이상)은 아직까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호주는 주택시장의 버블을 걱정하고 있다. 주택가격이 뛰면서 주택수요가 크게 늘었는데 공급이 이에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것도 주택시장 버블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호주 주요 도시의 평균 주택 가격은 최근 47만1818호주달러(39만466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이후 4.5% 상승했다.

◆허우적대는 일본과 동남아, 유로존=일본 부동산시장은 심각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본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도쿄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의 신규 주택(맨션) 판매건수는 총 1만5898건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하락했다. 상반기 실적으로는 최근 5년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연간 실적으로는 버블 붕괴 직후인 1992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판매건수가 급감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 공급업체의 도산이 잇따르고, 소비자들의 고용 불안과 소득 축소로 주택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맨션 한 채당 평균가격도 6월 말 현재 4481만엔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1% 하락했다. 연구소는 올해 전체 분양물량도 당초 4만700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과 싱가포르, 인도 등 동남아 주택시장도 여전히 침체에 빠져 있다. 태국은 올 초 불어닥친 정정 불안의 여파가 부동산시장에 미치고 있다. 방콕 시내 고급 주택의 올 2분기 임대료는 1분기보다 6% 하락했다. 2006년(7.15%)과 2007년(23.6%) 집값이 급등했던 싱가포르는 올 1분기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2.7% 급락했다. 금융·무역 중심의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무역의 축소와 금융부문이 위축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인도는 일부 대도시 지역 고급 주택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지만 중소도시 주택 가격은 하락세가 여전하다.

2005년부터 집값이 폭등했던 두바이도 지난 1년간 집값이 35.31% 폭락했다. 두바이는 외국인 주택수요를 겨냥, 최고층 빌딩 버즈두바이와 인공섬 팜주메일라 등 초대형 개발사업을 벌였지만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경기침체로 외국인들이 빠져나가면서 개발사업의 절반 정도가 중단된 상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부동산 경기 상황도 좋지 않다. 올 1분기 유럽 주택가격은 지난해 4분기보다 더 추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달 조사한 유럽 주택가격에 따르면 유로존의 올 1분기 평균 주택가격이 3.5% 하락하면서 지난해 4분기 0.8%에 비해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영국과 스페인 등은 타격이 심했다. 올 1분기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2.7% 떨어졌고, 스페인과 프랑스는 같은 기간 약 6.5% 하락했다. 반면 자가주택보다는 임대 비율이 높은 독일의 1분기 주택가격은 지난해 동기보다 0.6% 하락에 그쳤다.

강갑수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엄정화 '반가운 인사'
  • 이엘 '완벽한 미모'
  • 조여정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