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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 대통령 서거] "하늘서도 저희 인도해 주시길" 마지막 작별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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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광장서 영결식 엄수
추도사 들으며 이희호 여사 하염없는 눈물
무더위에도 조문객들 흐트러짐 없이 숙연
◇23일 국회에서 거행된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이희호 여사가 가족과 함께 헌화한 뒤 부축을 받으며 제단을 내려오고 있다.
이범석 기자
‘대통령님을 한번만 더 돌려주시라’는 이희호 여사의 기도는 공허하기만 했다. 미소띤 인자한 영정을 보니 영원한 나라로 간 사실이 더욱 믿기지 않았다. 입술 깨물고 눈물을 참아보려 했지만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광장에서 치러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이렇게 온 국민의 슬픔 속에 엄숙하게 치러졌다.

이날 오후 1시55분 3군 조악대의 조곡이 구슬프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운구차가 영결식장에 서서히 들어서자 영결식장은 침묵과 엄숙함이 짙게 깔렸다.

이희호 여사는 부축을 받으며, 지병으로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큰아들 김홍일 전 의원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운구차의 뒤를 따랐다. 2만여명의 조문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김 전 대통령을 맞았다.

무더운 날씨라 조문객들은 대부분 종이모자를 썼지만 유족들은 따가운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슬픔이 북받치는 듯 입술을 굳게 다물고 김 전 대통령을 영원히 떠나 보내는 의식을 지켜봤다.

이날 장의위원장으로서 조사를 낭독했던 한승수 국무총리는 시작할 때부터 목소리가 젖어 있었다. 한 총리가 “생전에 당신 스스로를 ‘인동초’에 비유했던 것처럼 투옥과 연금, 사형선고와 망명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험난했던 삶이었습니다”며 목을 메자 이희호 여사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슬픔을 삭이는 모습이었다.

이 여사는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이 떨리는 음성으로 추도사를 읽어 내려가자 결국 눈물샘을 터뜨리고 말했다.

“대통령님, 당신의 국민들이 울고 있으니 하늘나라에서라도 저희를 인도해 주십시오. 김대중이 없는 시대가 실로 두렵지만 이제 놓아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추도사가 막바지로 다다르자 영결식장 전체는 비통함이 흘렀고,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한 47년의 세월이 떠오르는 듯 시종 고개를 떨어뜨린 채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이 여사는 안경 밑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동영상 상영 때 김 전 대통령이 국민이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며 울먹이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장면이 나오자 영결식장 여기저기에서는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이 여사는 영상물 상영 직후 부축을 받아 남편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서서 홍일, 홍업, 홍걸씨 등 유족들의 헌화가 끝나자 고개를 90도로 숙여 반려자로서 평생을 함께했던 남편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유족들의 분향이 끝난 뒤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제단에 올라 헌화와 분향했다. 이 과정에서 VIP석 뒤편에 있던 한 30대 남성이 ‘위선자’라고 소리쳤으나 경호원들이 제지해 식장은 이내 정리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초췌한 모습으로 눈물과 땀을 닦으며 헌화와 분향을 했다.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중국 탕자쉬안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 일본의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 영국 로드 앤드루 아도니스 교통부 장관 등 11개국 조문사절단도 무더위 날씨에도 흐트러짐 없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조총 발사와 묵념에 이어 운구차가 국회의사당을 떠나기 시작하자 공동 사회자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은 “부디 편히 가십시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영결식은 애초 3시쯤 끝날 예정이었으나 다소 지연된 3시10분쯤 종료됐고, 운구 행렬은 곧장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로 향했다.

이날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몰려들어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했다.

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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