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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대륙붕 쟁탈전] 석유에서 망간까지… 미래 성장동력 가득

입력 : 2009-01-29 21:48:23 수정 : 2009-01-29 21: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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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 개발 늦어지자 각국 자원확보 경쟁 치열
환경파괴 논란에도 “경제 보탬된다면…” 탐사 나서
세계 각국이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면서 또 하나의 국토 대륙붕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2001년 유엔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자국의 대륙붕을 북극 해저까지 연장 신청하면서 대륙붕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또 CLCS가 북극 해저의 대륙붕 연장을 거부하자 지난해 8월 소형 잠수정을 활용해 북극 4㎞ 아래 해저에 자국 국기를 꽂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술적 관점에서 인류의 놀라운 업적이지만, 북극해 자원 쟁탈전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자원의 보고 대륙붕=
세계 각국은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도 대체에너지 개발이 늦어지면서 화석연료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원 확보 싸움에서 화석연료를 양보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륙붕이 자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쟁터가 되고 있다. 러시아가 북극 대륙붕을 차지하려고 무리한 행위를 자행한 것도 자원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에너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륙붕에는 ▲석유 석탄 황 암염 칼륨 등의 비금속 자원 ▲구리 아연 납 철 니켈 금 은 수은 형석 주석 텅스텐 베릴륨 등의 표사광상 ▲천해지역에서 생성되는 인회석과 해록석 등의 자생광상 ▲수심 500m에서 6000m의 대륙붕과 심해저에 분포하는 해저열수광상과 망간각 및 망간단괴 등이 분포하고 있다. 금속광물과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약 30만㎢에 달하는 대륙붕 자원의 경제적 의미를 다시 한번 각인할 필요가 있다. 대륙붕은 우리의 해양주권과 함께 자원이라는 안보·경제·미래 성장을 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기할 수 없는 미래의 자원=1997년 6월, 미국연방법원은 연방정부와 알래스카 주정부가 18년 동안 다퉈오던 알래스카 북극 연안의 하층토 소유권 분쟁에서 연방정부를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양자의 표면적 갈등은 각국이 해양 관할권의 출발점으로 사용하는 영해기선 채택에 관한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알래스카 동북부 대륙사면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둘러싼 소유권 분쟁이었다.

대륙붕 자원 개발을 위한 각국의 노력은 처절하다. 미국은 자국의 에너지 보호를 위해 1981년부터 연근해 대륙붕에서의 석유 시추를 금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경제위기가 닥치자 연근해에서 원유를 시추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미국이 환경 파괴와 관광산업 위해성 논란에도 연안 대륙붕 자원 개발을 허용한 것은 유가 상승 억제와 경제성장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와 영유권·관할권 논쟁을 벌이는 일본의 대륙붕 개발 의지는 관할권 확대와 자원 확보 측면에서 집요하다. 일본은 1983년부터 해상보안청을 중심으로 200해리 외측까지 대륙붕을 확장하기 위한 조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에너지 문제에 관한 한 중국에도 대안이 없다. 2002년 이미 일본에 앞서 세계 2위의 석유소비국이 됨에 따라 경제성장은 체제 유지의 전제이며, 자원 수급 문제는 경제와 체제의 안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도 보하이만과 대륙붕에서의 석유가스자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륙붕 자원 쟁탈과 과제=자원 확보에 나선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다. 근해역 대륙붕 자원 확보를 위한 해양과학 조사와 개발, 그리고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한 전방위 경쟁은 이미 불붙었다. 세계 석유자원의 약 80%를 각국의 국영 석유회사가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제1의 석유 보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회사가 전체 석유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자원보고인 대륙붕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일본은 2007년까지 대륙붕 확장을 위해 투자했던 연간 약 1500억원의 예산을 2008년부터 주변해역 석유가스자원 부존 조사로 전환하고, 동시에 다음 단계로 망간단괴와 해저열수광상 상업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국가 5개년계획과 대형 종합해역조사 프로젝트를 통해 주변해역 광역·정밀탐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륙붕 자원이 미래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자원 확보에는 몇 가지 과제가 선행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해양과학 조사에 대한 이해와 장기적 정책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또 해양자원 확보와 관할권 확보 전략이 단계적으로 수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륙붕 자원 확보는 해외 대륙붕(배타적경제수역)과 인류 공동유산 해역인 심해저에서 병행하되, 주변국과 갈등관계에 있는 주권 수역에 대한 정책과 과학조사 역량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강갑수 기자 k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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