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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새 얼굴 장현덕·임혜영

입력 : 2008-10-20 17:46:40 수정 : 2008-10-20 17: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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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배역… 정말 꿈만 같아”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새 주인공으로 발탁된 장현덕과 임혜영은 “꿈꾸던 작품에 출연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만의 색깔을 가진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원 기자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24일∼11월1일·LG아트센터)이 새 얼굴과 함께 3년 만에 찾아온다. TV로 오디션을 공개한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일라이저로 선발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임혜영(26)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토니 역할을 맡아 주목받은 장현덕(27)이 주인공이다.

2002년 초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정적인 음악과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성공적인 창작 뮤지컬로 꼽힌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 체코 작곡가 데니악 바르탁이 곡을 붙였다.

장현덕은 “로미오는 젊은 남자 배우들의 로망”이라며 “하고 싶은 마음이 크긴 했지만 내가 실제 이 역을 맡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기대가 되면서도 관객이 작품을 어떻게 바라볼까 궁금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임혜영은 “꿈꾸던 배역을 이렇게 빨리 맡게 될 줄은 몰랐다”며 “뜻밖의 행운을 거머쥔 느낌”이라고 말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배우의 꿈이 커지는 작품이에요. 젊어서만 할 수 있는 배역이란 점 때문에 많은 배우가 이 작품의 주인공이 되길 꿈꾸는 것 같아요. 음악도 좋고, 사람들이 언제 다시 공연될까 기다리던 작품이기도 하고요.”(임)

‘로미오와 줄리엣’은 신인이던 민영기와 조정은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 민영기·조정은의 잔상이 너무 강해서 그 뒤를 잇는 배우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기본적인 줄거리나 음악은 이전 무대와 같지만, 캐스팅이 90% 이상 바뀌었고 작품 색깔이 달라졌어요. 예전에 공연을 보신 관객이 새로운 공연을 보신다면 차이점을 분명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장)

“똑같은 대사를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배우만의 색깔에 따라 표현하는 인물의 색깔도 달라질 거예요. 저는 조정은씨보다 체구가 작아서 유희성 연출이 ‘토끼 같은 줄리엣’이라고 하시더라고요.”(임)

임혜영은 “처음에는 여리고 아름다운 역할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작품에 몰입하니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죽으려면 정말 강해야 할 것 같다”며 “내적으로 정말 강한 면을 표현하려고 하니 어려움도 느껴지지만 즐겁다”고 설명했다.

“‘마이 페어 레이디’를 하지 않았다면 줄리엣 역할을 소화하기가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젠 제가 성숙해진 것 같아요. 일라이저가 처음에는 거칠지만 극 막바지에는 여린 여자가 되잖아요. 줄리엣도 1막에서는 여리고 순수하고 사랑만 바라보지만 2막에서는 죽음도 불사할 정도로 강해지고요. 지난해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할 때까지만 해도 저한테 유미리 같은 면이 많았어요. 그래서 유미리 역할을 연기가 아니라 실제 저인 것처럼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역할을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

장현덕은 “살아 있는 로미오를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로미오는 감미롭게 사랑을 고백하고 무게 잡는 역할이라고 생각하지만, 친구들과 어울리고 장난치는 인간적인 면이 있다”며 “청년 같고, 소년 같은 인간적인 로미오의 모습을 더 살리고 싶다”고 밝혔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공연 중 키스 장면이 50회가 넘을 정도로 많다. 이 작품에 캐스팅되고 나서야 얼굴을 대한 탓에 사랑에 빠진 연인의 감정을 표현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두 사람은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입을 모았다. 장현덕은 “지금은 처음 만나서 나눴던 연기 계획을 맞춰가면서 정리하는 단계”라며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혜영이는 아기자기한 체구에 귀여운 면이 두드러지지만, 그 안에 근성이 있어요. 2막의 줄리엣과 비슷한 이미지죠. 그 안에서 즐기려고 하는 근성이 배우로서 중요한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장)

“오빠는 진실된 연기가 장점이에요. 줄리엣이 죽은 것을 보고 로미오가 오열하는 장면은 매일 보는데도 눈물이 핑 돌 정도예요. 테크닉이 아니라 마음을 다 바쳐서 연기한다는 게 느껴져요. 사람 마음이 만져지는 것 같죠.”(임)

정상을 향한 출발선에 선 장현덕과 임혜영은 좋아하는 연기자로 각기 전도연과 손현주를 꼽았다.

“손현주씨처럼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부시시한 외모로 나오더라도 그 사람만의 매력이 보이거든요. 자꾸 보게 되고 그 사람한테 빠져들고….”(장)

“전도연씨는 귀엽지만 다양한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하잖아요. 전도연씨 나온 영화는 꼭 챙겨 보고 심심하면 다시 보고 그래요. 지극히 평범할 수 있는 외모에서 나오는 감성과 조화된 연기가 부럽죠.”(임)

두 사람은 “앞으로 연극 무대에도 서면서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제 안의 것을 끌어내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남성적이면서 사이코적이기도 한 그런 작품이요. 관객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내는 게 아니라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며 흘러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장)

“나이보다 저를 너무 어리게 보시는 게 예전엔 좋은 줄 알았는데, 연기를 하다 보니 좋은 게 아닌 것 같아요. 여성스럽고 성숙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임)

이보연 기자 byab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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