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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등골 빼먹은 공무원 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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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0-17 10:36:06 수정 : 2008-10-17 10: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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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직불금 파문에 農心 폭발
태안·대구 등서 벼논 수천평 갈아엎으며 시위
"공직자들이 어떻게 벼룩의 간을 빼먹나" 분통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충남도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16일 국감장이 마련된 태안군청 앞에서 농민들이 “쌀 직불금을 불법 신청한 고위공무원은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태안=연합뉴스
“농민 등골 빼먹은 공직자를 즉각 파면하라.”

16일 ‘태안 기름 유출사고’ 진상을 규명하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의 충남 태안군 국정감사에 앞서 군청 앞에서는 농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500여명의 농민들은 최근 불거진 쌀 직불 보전금 부당 지급에 항의하며 공직자 허수아비를 불태웠다. 이어 부근 태안읍 장산리로 옮겨 논 1650㎡를 트랙터로 갈아엎은 뒤 쓰러진 벼에 불을 질렀다.

농민들은 의원들의 진입을 막고 “철저한 사후 대책이 시급하다”며 목청을 높였다. 쌀 직불금 파문으로 성난 농심이 폭발하고 있다. 가을걷이가 한창인 농촌 들녘은 적자에 허덕이는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쌀 직불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렀다는 소식에 허탈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충남 공주에서 농사를 짓는 서모씨는 “생산비 상승에 비해 쌀 수매가가 낮아 울고 싶은 판국에 공직자들이 쌀 직불금을 몰래 타갔다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강원도 홍천군의 반종표(43)씨는 “벼룩이 간을 빼먹는 짓을 공직자들이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가 뒤늦게 직접 경작자에게만 직불금을 주는 법률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농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문찬 대구시의회 의장이 직불금 부정 수령자로 알려진 대구·경북에서는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소속 회원과 농민 600여명이 구미 칠곡축협에서 수매가 인상과 직불금 부정 수령자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뒤 트랙터로 2000여㎡의 벼논을 갈아엎었다.

쌀전업농 중앙연합회도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직불금을 몰래 챙긴 공직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350만 농민 앞에서 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농민총연맹은 이날 “생계마저 막막한 진짜 농민들 뺨을 때린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등 위장 농부의 명단 공개와 그 진위를 낱낱이 밝히고 전원 해임, 중징계 사법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쌀 직불금 부당수령 공직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쌀 직불금을 불법 수령한 공직자 명단을 즉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관보에 게재된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승수 국무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 장·차관급 공직자 16명이 농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쌀 직불금을 부당하게 받았는지 여부를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보도자료에서 18대 국회의원 중 본인과 배우자의 농지보유 합계가 1000㎡ 이상인 의원은 모두 52명으로, 정부가 이들 의원들의 쌀 직불금 불법 수령 여부를 즉시 조사해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32명, 민주당 11명, 친박연대 1명, 민주노동당 2명, 자유선진당 4명, 무소속 2명으로, 앞서 직불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난 한나라당 김성회, 김학용 의원 등이 포함됐다. 참여연대는 이들에게 쌀 직불금 수령 여부를 묻는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전농은 17일 낮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농민들의 요구서’를 한 총리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전농은 이어 상임 집행위원회를 열어 대규모 농민 대회 등 조직적인 대응 방안과 함께 벼 야적시위와 수매 거부, 농기계 태우기 등 실력행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임정재 기자, 전국종합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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