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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로작가 김용 “요즘 ‘대장금’에 푹 빠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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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송혜교 배용준 전도연 연기 좋아합니다”
“북한 군인들도 내 소설 즐겨 읽는다는 얘기 들었다”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등 무협소설 ‘사조삼부곡’ 한국어판 완간


최근 김영사에서 완간 된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등 사조삼부곡의 저자이자 무협소설계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리는 중국 원로작가 김용(金庸·83) 선생은 나이에 비해 정정했다. 아름다운 빅토리아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홍콩 존스턴가에 위치한 밍허(明河)출판사 개인 사무실에서 1일 한국 기자들과 만난 김용 선생은 한국 영화 ‘엽기적인 그녀’ ‘조폭 마누라’ ‘친절한 금자씨’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재미있게 보았으며 지금도 한국 드라마 ‘대장금’에 흠뻑 빠져 있고, 송혜교 배용준 이영애 전도연을 좋아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홍콩을 포함한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듯 제 작품도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일부에서 논란되는 “통속문학이니 순수문학이니 하는 것은 부질없는 구분이며, 서로 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문학관에 대해선 “소설을 통해 인간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며 평화와 화합을 이야기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80대 노구에도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당나라 왕위 계승 문제’와 관련한 박사학위논문을 준비 중이라는 김 선생은 “처음엔 지도교수가 당태종 이세민이 정권을 내주는 과정이 ‘역사 기록과 다르다’며 동의하지 않았으나, 당시 기록은 황제 입맛에 맞추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지 않으냐고 주장해 관철했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의 1955년 설립한 홍콩 최고 정론지 일간 ‘명보(明報)'' 정치평론가 출신답게 언론인의 기개를 드러냈다.
“문학 작품이든 드라마든 물론 예술성이 항상 상업성보다 우선해야 합니다. 예술성이 있어야 상업성도 생깁니다. 베토벤의 음악이나 한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예술성 때문 아니겠습니까?”
한때 금서였던 자신의 작품이 5년 전부터 루쉰(魯迅)의 ‘아큐정전(阿Q正傳)’ 밀어내고 중국 중·고교 교과서에 실린 데 대해 “원래 중국어는 피동문을 잘 안 쓰는데 영어의 영향으로 지금의 많은 작품에 피동문이 들어가는 데 반해 내 작품은 피동문을 안 써서 교과서로 채택되지 않았나 한다”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람들도 김치를 먹다가 양식이 좋다고 양식으로 돌아섰다가 이내 물리면 다시 김치를 찾는 것처럼 중국도 중국적인 것을 많이 담고 있는 내 작품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에 총명한 여성 주인공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선 “총명한 여자가 나오면 독자가 좋아하고, 나도 총명한 여자를 좋아하고, 총명한 여자가 등장해야 책도 재미있고 잘 팔리기 때문”이라고 무협소설 성공 비법을 공개하며, “한국 고대소설 ‘춘향전’도 총명한 여자가 등장하니 재미있지 않으냐”고 되묻기도 했다.
미국의 독주와 중국의 견제 세력으로 부상, 중국 대만 간 양안 갈등, 한반도 통일문제 등이 나오자 “중국뿐 아니라 전체 세계가 전쟁 없이 공덕을 잘 지키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는 그는 “중국과 대만 통일 문제와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남북통일도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통일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오른손으로는 정치평론을 쓰고, 왼손으로는 소설을 쓴다’는 말이 붙을 정도로 40여 년간 정치평론과 소설 쓰기를 병행한 김 선생은 “정치는 기껏 3년을 못 넘기는 등 변화가 너무 빠른 반면, 소설은 길면 반영구적이고 짧아도 20∼30년은 끄떡없이 가기 때문에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예민하게 대립하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선 “중국이 과거의 ‘한사군’을 들먹여 한반도를 중국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한국이 만주 등을 거론하며 한국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두 온당치 않다. 중국도 러시아에 많은 땅을 빼앗겼다. 다시 전쟁판을 만들지 않기 위해선 지금 상황을 서로 인정해야 한다”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모두 16편인 자신의 작품을 수도 없이 여러 번 개정판을 내는 이유에 대해 그는 “내용 중 전후 관계가 어색하기 때문에 바로 잡은 것”이라며 “작가는 누구나 자기 작품을 고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대부분은 출판사 사정 등 여건이 안 돼 포기하는 반면 나는 다행히 여건이 되기 때문에 고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을 만나 얘기하려고 작심한 듯 지금은 부도로 없어진 고려원서 발행한 자신의 무협소설 ‘영웅문’을 보여주며 “한국에서 이렇게 내 책들이 계약 없이 무단 출간됐었고, 그것들이 북한까지 흘러들어가 지금 북한 군인들에게까지 읽히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출신인 그는 중·일전쟁 와중에 어머니가 약을 못 구해 세상을 떠났고, 1951년 아버지는 ‘반동지주’로 몰려 총살당하는 등 불행한 삶을 살다 홍콩으로 이주, 언론인으로 살면서 신문 부수확장을 위해 필명으로 연재를 시작한 게 무협소설이었다. 70세로 퇴임하기까지 35년 동안 2만 편에 달하는 사설과 정치 논설과 16편의 무협소설을 탈고해 전 세계 3억명의 독자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회원 1만명이 넘는 그의 팬 카페가 운영되는 등 수많은 독자가 있다.
중국 고전에 불교, 유교 등 중국 전통문화를 녹여낸 그의 작품은 하버드대에서 중국학 교재로 쓰였고, 대중성이 뛰어나 1980년 중국 대륙에 처음 소개된 그의 작품은 1억 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근년 들어선 베이징대학 등에 ''김학''이란 이름으로 그의 소설을 연구하는 강좌까지 개설됐다.
홍콩=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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