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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걸인 납치해 장기 밀매

입력 : 2007-07-26 21:33:00 수정 : 2007-07-26 2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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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부부가 중국에 관광을 왔다가 아내가 실종됐다. 며칠 뒤 아내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뱃속이 텅 비어 있었다. 장기매매단이 장기적출을 위해 납치·살해한 뒤 장기를 모두 꺼냈기 때문이다.”

중국 교민사회는 그동안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 같은 괴담 때문에 흉흉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중국에서 장기를 팔기 위해 멀쩡한 사람을 살해해 장기를 적출하는 엽기적인 범행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허베(河北)성 스자좡(石家莊)시 싱탕(行唐)현 인민법원은 지난 3일 장기판매를 목적으로 걸인을 살해한 뒤 신장, 간장 등 내장을 꺼내 1만5000위안(약 180만원)에 판 왕차오양(王朝陽·31)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중국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9일 왕차오양은 공범 2명과 현 시내에서 걸인이자 정신지체장애인 징거페이(41)를 납치한 뒤 시내에서 20㎞ 떨어진 폐변전소에 묶어놓았다. 왕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 베이징의 몇몇 병원에 전화를 걸어 “교도소에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15일 사형수의 사형이 집행되면 장기 적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속여 거래가 성사됐다.

11월15일 왕은 납치한 징에게 마취주사를 놓은 뒤 목 졸라 살해했다. 얼마 후 도착한 우한과 베이징의 의사들은 징의 몸에서 신장과 간장, 비장, 췌장을 꺼내는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시간은 2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교도관이 현장에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한 의사가 경찰에 신고해 다음날 왕은 쇠고랑을 찼다.

수술을 한 의사들에 대해서도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효된 ‘인체기관이식기술 임상응용에 관한 관리규정’에 따라 장기이식을 목적으로 한 신체 매매는 중국에서도 불법이기 때문이다. 중국 공안은 의사들이 적법절차를 준수했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파룬궁(法輪功)은 중국내 수용소에 갇힌 수련자들이 장기를 강제로 적출당했다고 주장해 국제적으로 파문이 일기도 했다.
베이징=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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