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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5년식 거북선 모형 |
고대선박 연구가이자 전통 한선(韓船) 기능 전승자인 이원식(73·경기도 용인시) ‘원인고대 선박연구소’ 소장은 요즘 임진왜란 때의 거북선 원형을 복원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소장이 고대 선박 연구에 뛰어든 것은 1965년 공군사관학교 조종간부후보 1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항공공학을 배우던 그는 항공공학과 선박공학의 기본원리가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뒤 42년 동안 우리나라 고대 선박을 연구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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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사신선 모형 앞에 선 이원식 소장 |
하지만 이런 이 소장에게도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1592년식 거북선의 복원은 쉽지 않았다. 그동안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고대 선박을 복원하면서 꾸준히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자료 수집에 매달렸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그는 지난달 21일 ‘1592년 귀선의 주요 치수 추정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한 박사학위(한국해양대학교) 논문을 발표했다. ‘1592년식 귀선’에 대한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연구결과로선 처음이었다.
이 소장은 논문에서 “1592년식 거북선은 1795년식에 비해 크기나 규모 면에서 30%가량 작지만 용머리에서 대포를 쏘는 등 해상 기동력과 전투력이 뛰어났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또 두 거북선은 포혈이 각각 6개와 10개로 서로 달랐고, 용머리의 각도 또한 30∼40도와 90도로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1592년식에는 거북 잔등에 날카로운 창을 꽂아 적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1795년식은 거북 그림을 그려 넣었고 소구경 대포혈을 만들어 놓은 부분이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소장은 이를 토대로 오는 4월 28일 이 충무공 탄신일에 맞춰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 모형 제작에 한창이다.
이 소장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조선기술을 자랑하는 것도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선박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거북선 원형 복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장의 거북선 원형 복원은 아들 이은위(40)씨와 현대중공업의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용인=김재현 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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