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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1994-10-15 00:00:00 수정 : 1994-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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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처음 노벨문학상을 받은 타고르의 시집 「기탄잘리」는 영어로 된 작품이다.타고르는 평소 벵골어로 시를 썼지만 수상작품만은 자신이 영어로 번역을 했었다.한림원이 발표한 수상이유도 서정시를 영어로 표 현해서 서양문학을 풍부하게 만들었다는 것.▼일본인으로는 가와바타 야스 나리(천단강성)이후 두번째로 오에 겐자부로(대강건삼낭)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아시아출신으로는 세번째다.두번씩이나 일본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에의 수상소감처럼 「일본의 높은 문화수준」덕 분이다.문학은 「언어의 예술」이어서 노벨상을 받는 첫째조건은 영­불­ 독어등 주요언어로 번역된 작품이 있어야 한다.오에는 이미 60년대부터 그의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서구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일본의 높은 수준이란 바로 외국어로 번역된 작품이 풍부하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가와바타는 수상소감에서 『내가 상을 탈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번 역자가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사이덴스티커의 번역이 없었 다면 그의 수상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그래도 아쉬웠던지 가와바타는 『일본어로 심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모국어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우리나라 작가가 노벨문학상후보로 추천된 것은 1970년 이 광수를 비롯해서 서정주 김동리 김지하 김은국 최인훈 한말숙씨 등이다. 노벨문학상은 단 한차례의 추천으로는 수상될 수 없다.적어도 5년내지 10년동안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려야 가능하다.금년도 후보로 서정주씨가 다시 오른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우리의 작품이 외국어로 번역되는 작업이 우선 시급하다.김은국의 「순교자」가 후보에 올랐던 것도 처음 부터 영어로 쓰여졌기 때문이다.▼우리의 번역문학수준도 문제지만 일본은 두번씩이나 타는 노벨문학상을 왜 한번도 타지 못하는지 안타깝다.아시 안게임의 김메달도 중요하지만 노벨문학상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아쉽다. 그것은 「높은 문화수준」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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