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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민 父 “기 막힌 증인 다수 출현… 짜 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 예상했지만 서운해”

입력 : 2021-05-22 01:21:24 수정 : 2021-05-22 01:2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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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고 ‘그만하라’는 이런 말은 가당치 않다” 블로그 글
고(故)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씨가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씨가 “짜 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이라며 경찰 수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현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라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찰은 거의 정민이를 한강에 모든 옷을 입은 채로 자연스레 걸어 들어 간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기가 막힌 시간에 기가 막힌 증인이 다수 출현했다”면서 “짜 맞추는 일만 남은 느낌이다. 예상했지만 서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8일 7명의 목격자(밤낚시꾼)들을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목격자는 정민씨 실종 당일 새벽 4시40분쯤 실종 장소 근처에서 낚시하고 있었고, ‘한 남성이 한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손현씨는 “이럴 줄 알고 저보고 강하게 나가라고 하신 분들은 ‘그럴 줄 알았어… 쯧쯧’ 하실 것”이라며 “제가 강하게 나가면 달라졌을까? 이미 초기에 증거는 다 없어지고 제일 중요한 사람은 술 먹고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수사권이 없는 제게 무슨 방법이 있었겠나”라고 푸념했다.

 

한 시민이 어버이날에 손현씨에게 선물한 손정민씨 그림. 손현씨 블로그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안하고 수사를 요청하지만 (경찰의) 눈은 다른 데를 보고 있다”며 “벽에 부딪혀 힘겨워하는 아내(정민씨의 어머니)는 세상에 이렇게 폐쇄회로(CC)TV가 많은데 왜 그곳을 비추는 CCTV는 없냐고 하더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손현씨는 “오늘은 한남대교를 걸었다. 오히려 그쪽의 CCTV가 잘 보인다는 제안이 있어서”라며 “안타깝게도 다리의 CCTV는 극단적 선택 방지용으로 다 다리의 난간을 비추고 있었다. 문제가 생기면 한강수난구조대가 배로 출동해서 구출한다고 하신다”고 했다.

 

이어 “극단적 선택 하려고 하시는 분들을 방지하기 위해 그렇게 준비가 잘 돼 있는데 정작 한강공원은 술 먹고 옷 입은 채로 들어가도 아무도 구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저보고 믿으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손현씨는 “어차피 예상했던 바니 다음 움직임을 준비해야 한다. 원치 않지만 밀어내면 할 수 없다”면서 “저는 전단을 붙이고 현수막을 걸면서 정민이를 위한 활동, 추모를 위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친구 A씨에 대한 의혹을 거두라는 비판 목소리에 관해 “여러분의 관심이 생기면서 언론의 인터뷰 요청이 온 거지, 누구처럼 언론을 초대한 적도 제가 인터뷰를 요청한 적도 없다”라면서 “그러니 저 보고 그만하라 이런 말은 가당치 않다. 제가 뭘 했나?”라고 단호히 밝혔다.

 

고(故) 손정민씨의 부친 손현씨가 5월8일 어버이날 시민들의 위로를 받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블로그 (글) 올리고 정민이 찾아달라고 한 것 외엔 인터뷰에 응한 것밖에 없다”면서 “여기 찾아오시는 분들이 절 공감해주고 걱정해주시면 너무 좋지만, 맘에 안 드시는 분들은 안 오면 그만인 것을… 뭐 상관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손씨는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든 전 제가 계획한 일들을 진행할 거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시면 된다”면서 “우리나라는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밝힐 수 있고, 법이 허용하는 모든 것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 아닌가?”라고 물었다.

 

끝으로 그는 “오늘도 이렇게 부모를 힘들게 하는 정민이,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다. 언젠간 볼 수 있겠죠?”라며 “나쁜 놈… 그런데 몹시 보고 싶은 놈”이라며 글을 마쳤다.

 

한편, 경찰은 한강에 잠수부를 투입해 정민씨가 실종 당시 신고 있던 신발을 수생 중인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한강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정민씨는 양말은 신고 있었지만 신발은 벗겨진 상태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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