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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장성택 그리고 김정남…'3대 세습·공포 정치'의 완성

입력 : 2017-02-14 22:17:13 수정 : 2017-02-15 07: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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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김정은의 공포정치… 우상화 걸림돌 우려 제거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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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설이 사실이고, 김 위원장이 여기에 개입했다면 자신의 우상화를 반대하는 인물을 제거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탈북자는 14일 “중국이 김정남 뒤를 봐주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으니 김정은 입장에서는 김정남이 자기가 죽기만을 바라고 있는 인물로 간주하고 눈에 거슬렸을 것”이라며 “김정은 우상화 작업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니 제거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김일성 주석의 장손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후계자의 정통성 측면에서 보면 세 번째 아들인 김정은보다 승계 순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이복형이 제3국을 떠돌며 북한 체제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노출하곤 해 눈에 거슬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정남은 2013년 처형된 김 위원장의 고모부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과도 가까운 관계였고 장성택 생존 당시에는 장성택이 김정남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철(Kim Chol)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김정남의 사진. 데일리NK 등 북한 전문 매체와 대북전문가들은 김정남이 해외 방문 시 김철이라는 가명으로 된 여권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김정남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추정한 바 있다.
세계일보자료사진
北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말레이시아서 피살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지난 81년 8월 평양에서 촬영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장남 김정남이 함께 찍은 사진.
연합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김정남은 이른바 중국통으로 중국이 김정은이 제거되는 경우 그 대안으로 김정남을 앞세워 북한에 친중 정부를 수립하는 구도를 세우고 싶어한다는 설이 끊이지 않았다”며 “김정은 입장에서는 김정남을 제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장은 “김정남과 사업 문제로 얽힌 중국 내 폭력조직이 개입했는지 여부 등은 확실히 알 수 없으나 김정은의 지시로 김정남이 살해된 것이라면 김정은이 불안한 마음에서 그랬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불안감은 신년사에서 그 징조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주화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라며 “신년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자책하듯 사과를 한 것도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전체주의적 독재자가 인민에게 사과를 하는 것은 본인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을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신년사에서의 사과는 김 위원장의 위기감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고 김정남 제거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신년사를 하고 있는 김정은의 모습
2011년 말 집권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북한 권력층을 해임하거나 숙청하는 공포정치를 통해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했다. 숙청의 칼날은 당·정·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차별적으로 휘둘러졌으며, 심지어 숙청 정국을 주도했던 김원홍 보위상을 포함해 권력의 정점에 있는 핵심 실세들도 칼끝을 피해가지 못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김정은 집권 5년 실정(失政) 백서’를 통해 “김정은이 3대 세습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비롯한 고위 간부와 주민 340명을 공개 총살하거나 숙청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자행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군부 1인자로 부상했던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이 김정은식 공포정치의 첫 희생물이 됐다. 김정은은 2012년 7월 자신의 권력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리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했다.

리 총참모장을 포함, 김정일 장례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김정각, 김영춘, 우동측 등 군부 4인방도 김정은 시대 들어 모두 숙청되거나 일선에서 물러났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재판 당시 모습. 북한은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장성택에게 ‘국가전복음모의 극악한 범죄’로 사형을 선고하고 이를 바로 집행했다. 양 손은 포승줄에 묶여있고 눈두덩이에 멍자국이 있다. 자료사진
특히 김정은은 2013년 12월 북한의 2인자로 군림하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전격 처형했다. 장성택 처형 사건은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김정은 유일 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정은에게 이견을 제시했다거나 회의 중 졸았다는 황당한 이유로 희생되는 경우도 잇따랐다.

2015년 초에는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조영남 국가계획위 부위원장도 김정은에게 이견을 제시했다는 이유로 숙청당했다. 이어 같은 해 4월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회의 중 졸았던 것이 발단이 돼 재판 절차도 없이 대공화기인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당하면서 김정은 체제의 잔혹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현영철 처형 한 달 뒤인 2015년 5월에는 최영건 내각 부총리도 김정은이 추진한 산림녹화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다 처형당했고 김용진 내각 부총리는 2016년 7월 회의 중 자세가 불량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당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처형된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 명, 2014년 40여 명, 2015년에는 60여 명 등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고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 밖에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남한 드라마를 시청하다 발각된 아들과 함께 2015년 11월 함경도에 있는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았고, 김정은의 총애를 한몸에 받던 건축 브레인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도 2014년 좌천됐다가 복권됐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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