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신호 정상 탐지… 한국형발사체 사업 탄력

우주로 가는 하늘 길이 열렸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개발에 나선 지 10년여 만이다. 두 번의 실패와 열 번의 연기를 거듭한 끝에 이뤄낸 쾌거다.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1번째로 자력으로 개발한 로켓을 자국 발사대에서 쏘아올린 ‘우주클럽’ 가입국이 됐다. 우리나라가 2021년쯤 발사할 예정인 한국형발사체(KSLV-Ⅱ)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나로호는 30일 오후 4시 전남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를 향해 날아올라 나로과학위성을 정상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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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강국을 향한 하늘문이 드디어 열렸다. 2002년 개발 착수 이후 두 차례 발사 실패와 수차례 발사 중단 끝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30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치고 있다. 나로호는 우리 기술로 상단(2단)과 탑재 위성(나로과학위성), 발사대를 제작한 소형위성 발사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540초 뒤 나로과학위성을 분리하고 목표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강국을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됐다”며 “이번 성공을 토대로 한국형발사체 사업에 매진하면 발사시기를 1∼2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는 이륙한 지 54초 만에 음속을 돌파했고 215초 뒤에는 예정대로 위성덮개를 분리했다. 232초 뒤 1단 로켓이 떨어져 나간 데 이어 395초에는 2단 로켓 고체연료가 점화돼 그 추진력으로 목표궤도에 진입했다. 이어 노르웨이 트롬쇠 수신국은 오후 5시26분부터 10분간 나로과학위성이 보내오는 비콘(beacon) 전파 신호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비콘 신호 수신 성공은 나로과학위성이 나로호와 분리될 때 계산된 궤도에 정상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최종 성공은 발사 11시간30분 만인 31일 오전 3시30분쯤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위성연구센터와의 교신으로 판가름 난다.
나로과학위성은 앞으로 1년간 우주환경 관측과 적외선영상센서 등 국산 기술의 우주환경 검증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러시아의 힘을 빌린 나로호와는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될 한국형발사체의 발사 시점을 애초 2021년에서 2018∼2019년으로 2∼3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형발사체 사업에 2021년까지 예산 1조5449억원을 배정하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에서 “오늘의 성공을 통해 그동안 노력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었음을 확인했다”며 “대한민국의 국력을 한 단계 올리는 계기로 만들자”고 말했다.
김청중, 고흥=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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