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김태희와 매주 만남 등 열달간 나흘에 한 번꼴 외박
평균 휴가 일반병사의 1.7배…네티즌 “형평성 어긋나” 비난

29세 늦깎이로 입대해 국민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던 가수 비(본명 정지훈·31). 그러나 연예병사(국방홍보지원대원)로 복무하는 동안 나흘에 한 번꼴로 외박(휴가)을 나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병사들과 비교할 때 터무니 없이 많다. 인터넷에는 국방부의 관리부재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연예병사의 외박·휴가 특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일 국방부는 정지훈 상병이 지난해 3월부터 국방부 연예병사로 근무한 300일 동안 포상휴가 17일, 외박 10일, 업무상 외박 44일 등 모두 71일의 휴가·외박을 나갔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업무상 외박 중 25일은 음악 녹음을 위해 서울 강남의 I스튜디오와 J스튜디오, 한남동 T스튜디오, 마포구 W사운드 등에서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방부 차원의 관리감독은 허술했다. 외박 때 동행한 간부는 없었으며, 당일 복귀하는 외출은 횟수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연예병사 관리를 책임지는 국방부에 비난이 쏠리는 이유다.
국방부 관계자는 “낮 시간에는 녹음실 이용료가 비싸 부득이하게 (정 상병이) 저녁시간을 이용해 새벽까지 녹음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런 지적이 나와 지난해 10월부터는 업무상 서울지역 외박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상병은 연예병사로 복무하기에 앞서 육군에 있을 때도 150일 동안 위로휴가·포상휴가·병가로 25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이를 모두 합하면 복무기간 450일 가운데 94일을 휴가(외박)로 보냈고, 아직 정기휴가 3회(28일)는 사용하지 않은 상태다. 정 상병은 올해 7월 제대한다.
국방부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역한 연예병사 32명의 평균 휴가일수는 75일에 이른다. 일반 병사 평균 43일의 1.7배다. 연예병사 특혜가 계속된 셈이다.
파장이 커지면서 국방부는 이날 정 상병을 포함한 연예병사 16명의 휴가·외박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정 상병은 현재 활동을 중단하고 생활관에서 대기 중인 상태라고 전했다.
정 상병이 자주 휴가를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국방부 홈페이지에는 비판의 소리가 쇄도하고 있다.
자식을 강원도 한 부대에 보냈다는 이모(여)씨는 “최전방 GOP(전방소초)에는 면회나 외박도 허용되지 않아 지난해 4월 이후 얼굴 한번 보지 못했다”며 “연예병사 특혜가 과거의 병역비리와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자신을 ‘곰신’(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낸 여자친구)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보통사람들은 남자친구 얼굴 한번 보기가 어려운데 연예병사 특혜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김관진 국방장관의 트위터에 남기기도 했다.
앞서 연예전문 인터넷 매체인 ‘디스패치’는 1일 가수 비가 2011년 10월 배우 김태희와 함께 광고를 찍은 인연으로 지난해 9월부터 교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비가 서울 용산구 국방부로 옮겨온 이후 자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에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서울 시내에서 만났고, 23일부터는 3박4일간 휴가를 나와 데이트를 즐겼다고 전했다.
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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