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성장한 박근혜
박 후보는 영욕의 대한민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체험하며 성장했다. 1952년 2월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의 큰딸로 태어난 박 후보는 아버지를 따라 청와대에 들어갔다. 1961년 아홉 살 때였다. 정치를 권부 핵심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고 배운 셈이다. 나라가 가난을 극복하고 비약적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을 생생히 지켜봤다. 이런 경력은 박 후보 자신도 자랑스러워하는 눈치다. 그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어려서부터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법을 가까이서 배웠다”, “젊은 시절부터 국가위기를 극복하는 법을 아버지로부터 밥상머리에서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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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윗줄 맨 오른쪽)가 대통령의 딸로 청와대에서 살던 시절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남동생 지만씨, 여동생 근영씨 등 가족이 모두 모여 단란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어 박 전 대통령이 1979년 10월26일 최측근이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탄에 유명을 달리했다. 부친의 유고 소식을 들은 박 후보가 “휴전선은 어떠냐”고 물었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회자된다. 훗날 박 후보는 “국가안보가 DNA처럼 몸속에 박혀 나온 조건반사적 얘기”였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를 나온 박 후보는 걸스카우트 명예총재와 육영재단 이사장, 영남대학교 이사장, 정수장학회 이사장 등을 맡았다. 박 전 대통령 부부의 유지가 깃든 사업이었다. 이 시절 박 후보는 철저히 몸을 낮추고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그는 “평범한 시민으로 살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독서와 사색, 글쓰기로 소일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후보는 이때 문인협회에 가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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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후보의 10대 학창시절 모습. 출처=박근혜 후보 미니홈피 |
박 후보는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면서 정치인생을 시작한다. 정치인 박근혜로 거듭난 것이다. 46세인 1998년 대구 달성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됐다. 박 후보는 정치 입문 이유에 대해 “IMF 사태로 고통받는 국민을 더 모른 척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2000년 한나라당 부총재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박 후보는 정치개혁안 등을 둘러싸고 이회창 총재와 갈등을 빚은 뒤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했다. 탈당 경력은 두고두고 박 후보를 괴롭혔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비박(비박근혜) 후보들은 그의 탈당 전력을 공격 소재로 삼았다.
2년 뒤 한나라당에 돌아온 그는 불법대선자금 수수 사건과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당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2004년 3월 당 대표를 맡아 당사를 한강둔치의 ‘천막당사’로 옮기며 당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한 끝에 한 달 뒤 치러진 총선에서 121석을 확보했다. 이후 2년3개월간 대표로 있으면서 선거 때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완승해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실패로 끝난 첫 대권 도전
박 후보는 2007년 17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그러나 8월 당내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근소한 표차로 패배했다. 그는 경선 결과에 승복한 뒤 ‘백의종군’했다. 18대 총선 공천 당시 친박(친박근혜)계가 대거 낙천되면서 친박계는 하루아침에 ‘비주류’로 전락했다. 박 후보는 2009년 미디어법 입법, 2010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과정에서 친이(친이명박)계와 정면으로 맞서며 원칙과 소신의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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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후보가 과거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 ‘방울이’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 출처=박근혜 후보 미니홈피 |
◆마지막 대권 도전
박 후보는 검소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식탁에 떨어진 밥알 하나까지 주워먹으며 식사한다고 한다. 정치입문 당시 신었던 신발을 지금도 수선해 신고 다닌다. 이번 경선에 박 후보가 입은 옷은 모두 5벌 정도였다. ‘골동품’ 수준의 헌옷들이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비범한 인생을 살아온 박 후보는 평생을 자신을 버리고, 절제하고, 채찍질하며 살아왔다. 거친 정치판에서 숱한 라이벌들과 겨루며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로 우뚝 섰다. 그가 내건 대선 슬로건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다. 국정의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다짐이다. 선거의 여왕으로서도 마지막 대장정이다. ‘여왕’의 마지막 선거는 박근혜 자신만을 위한 선거다. 그의 운명은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 대선까지는 이제 121일 남았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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