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전국 가축분뇨 처리시설 갈등]“님비현상… 더이상 못미뤄” vs “악취 고통 더이상 못참아”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님비 현상으로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설치하지 못하면 큰일이 닥칠 겁니다.”(지방자치단체·민간사업자) “각지의 기존 시설 주변 주민들은 악취와 유독 가스로 고통을 받고 농산물 판매 저조나 농지 하락 등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밀어붙여서 될 일이 아닙니다.”(반대 주민) 가축분뇨의 해양투기 금지 시행을 7개월여 앞두고 지자체·사업자와 주민 간에는 여전히 극명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당수 지자체는 주민의 반대에도 가축분뇨 처리시설 설치 추진을 서두르고, 일부 지자체는 법원의 패소 판결에도 강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가축분뇨 처리시설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피해가 큰 만큼 마을이 없는 곳에 세우고 악취 방지 대책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측의 갈등은 심화하고, 주민들도 찬반으로 갈려 반목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3일 현재 전남 무안군 삼향면 공동자원화 시설은 공정률 95%에서 공사가 중단돼 있다. 청수영농조합법인이 국비·도비 등 30억원으로 하루 100t 처리 용량의 시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400여 농가는 무안군을 상대로 허가취소 소송을 냈고 법원이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주민들은 시설이 위치한 곳은 바다에서 불과 150m 떨어져 어업 종사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반경 350m에서 2.5㎞ 안에 10개 마을(주민 3000명)과 초등학교까지 있어 입지로서 부적합다고 주장한다. 
충북 증평군 도안면 곳곳에 농축산순환자원화시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증평=김을지 기자
무안군은 즉각 항소해 6월9일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다시 패소해도 대법원까지 간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시설을 완공하지 못하면 연간 해양투기 물량 1만2000t의 처리비는 농가가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이 3년째 장기화하면서 반대대책위 간부 주민들이 찬성 입장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대책위가 해체되기도 했다.

충북 음성군과 양돈조합이 생극면 방축리에 추진 중인 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도 주민 반대로 착공을 못하고 있다. 2008년 12월 당시 군수와 양돈조합 대표가 “2009년 6월30일까지 인허가 및 착공을 하지 못하면 사업대상에서 취소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농림수산식품부에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사업 철회 요구가 거셌다. 주민들은 지난해 6월부터 주야간 당번을 서며 공사장비 진입을 막고 있다.

방축리 임복란 이장은 “다른 지역 시설을 둘러보니 민간사업자의 공동처리 시설은 거의 똥물 수준이었고, 지자체의 공공처리 시설도 1.5∼2㎞ 떨어져야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 이장은 반대 근거로 강원 횡성군 우천면 양적리 주민들의 공동자원화 시설 피해 사례를 들었다.

양적리 주민들은 마을에서 50m 정도 떨어진 시설에서 나는 악취로 머리가 아프고 일을 제대로 못할 뿐 아니라 무더위에도 방문을 열지 못하며, 마을 앞 원두막에서 과일과 농작물을 팔려고 해도 냄새 때문에 외지인들이 돌아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이비인후과 계통에 질병이 걸렸는데, 병원으로부터 치료 불가 진단과 함께 시설의 악취 및 유독가스와의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충북 증평군 도안면 곳곳에는 돼지 분뇨를 퇴비화하는 농축산순환자원화 시설 반대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증평군은 도안면 노암리 대성축산의 낡은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현대화해 하루 100t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안면 20여 마을 이장들은 지난 13일 반대 표시로 집단 사퇴했다. 이들은 “대성축산이 1995년 축사를 짓고 2년 뒤부터 악취가 진동했지만 군은 방치했다”며 “이제 와서 시설을 늘리려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경남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지자체의 공동처리 시설과 민간 사업자의 공동자원화 시설 조성사업이 주민 반대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밀양시 상남면 주민들은 밀양양돈영농조합법인의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 설치를 결사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불과 1㎞ 떨어진 밀양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돈분을 처리하고 있어 지난 30년간 악취로 피해를 본 상황에서 군이 다른 지역의 반대가 심하자 이 시설을 몰래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시설은 6월 말 완공되면 시험가동을 거쳐 연말에 가동될 예정이어서 주민 1000여명은 공사금지가처분 신청과 허가취소 소송을 냈다. 밀양시와 사업자, 주민들이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오염물질이 발생하면 시설을 정지·폐쇄할 수 있는 위원회 구성과 24시간 시설 감시요원 배치 문제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2009년 7월 경남지역에서 첫 준공된 함양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은 유림·수동면 5개 마을 주민들이 “악취가 심하다”며 반발하자 2010년 6월 가동이 중단됐다. 현재 5개 양돈농가가 나서 악취 제거 시설을 하고 6월1일부터 시험가동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시설 인근 땅을 매입해 조경수를 심고 탈취탑에 지붕을 씌워 악취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하며, 시설에서 만들어진 액비를 농업기술센터 외 공신력 있는 기관에 검사토록 하는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땅 매입 비용이 2억4000만원이나 되는 등 요구가 지나치고 극렬 반대 주민도 있으나 설득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창녕군은 2010년 5월부터 가축분뇨 처리시설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민간사업자의 사업비 증액 요구와 낮은 수익성 때문에 포기했다. 창녕군은 남지읍 하수처리장에 179억원을 들여 하루 98t 처리 용량의 시설을 설치 중이지만 2013년 6월부터 가동될 예정이어서 비상이 걸렸다.

박찬준 기자, 증평·무안·횡성=김을지·류송중·박연직 기자 skyland@segye.com

오피니언

포토

에스파 지젤, 레깅스로 드러낸 명품 힙라인…글래머 몸매 '눈길'
  • 에스파 지젤, 레깅스로 드러낸 명품 힙라인…글래머 몸매 '눈길'
  • 천우희, 김남길과 팔짱 끼며 '다정 케미'…화기애애
  • 신민아, 파리에서 근황
  • 김연경-부승관 '환상의 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