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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이 서울대서 털어놓은 32년 야구인생

입력 : 2010-11-19 16:41:19 수정 : 2010-11-19 16: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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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일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선수로 기억되고파" '양신'(梁神) 양준혁(41) 전 프로야구 삼성 라이언스 선수가 19일 서울대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32년 야구 인생역정을 풀어놨다.

서울대총동창회와 스포츠과학연구소의 초청으로 이날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 선 양씨는 "야구 기록 9개를 세웠지만, 그중에서 사사구(四死球) 기록(1천380개)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사구는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합친 것으로 팀에는 보탬이 되지만 선수의 타율기록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사사구에는 사람들이 별 관심을 두지 않지만, 팀을 위해 열심히 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사사구다. 최다홈런 등 다른 기록은 깨지겠지만, 사사구 기록은 후배들이 깨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 승리를 위해 발로 뛴 결과 전무후무한 사사구 기록이 생긴 것처럼 학생들도 각자 출세에 집착하기보다는 사회공동체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다소 어수룩한 듯하면서도 재치있는 입담으로 청중 400여명에게 몇 분마다 한 번씩 웃음을 자아내게 했지만, 2002년도에 겪었던 슬럼프와 극복과정을 전하는 대목에서는 목소리가 진지해졌다.

"2002년도에 시합을 많이 못 나갔다.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으로는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자리에서 누리던 영광을 모두 휴지통에 버리고 백지상태에서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슬럼프에서 벗어난 것은 변화 덕분이었다고 소개했다.

전지훈련에서 타격자세를 완전히 새로 바꿨고, 이때 완성한 것이 유명한 '만세타법'이라는 것이다.

이듬해인 2003년 그는 자신의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3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양준혁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실패하기를 수 천 번 반복했다. 정말 밀림에서 칼 하나 들고 길을 내듯이 혼자서 새로운 타법을 개발했다"며 "2002년 실패를 토대로 잘 헤쳐나갔기 때문에 내가 42살까지 선수생활을 잘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회고했다.

양준혁은 또 '기록의 사나이'보다는 '항상 일루까지 전력 질주하는 선수'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신인 선수 시절 미국 루키리그에서 볼넷으로 출루하면서도 전력을 다해 뛰는 외국선수의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고 기억했다.

그는 "땅볼을 쳤다고 일루의 반도 못 가서 돌아오는 선수는 프로 자격이 없다고 본다"며 "프로는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팬들도 그 모습에 감동하고 야구를 더 좋아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32년간 야구를 했지만, 아직도 배울 것이 너무 많다"며 "은퇴를 하고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지만, 앞으로도 일루까지 전력으로 뛰듯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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