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태우고 불매운동 중국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49㎏급 예선에서 금메달 후보였던 대만 선수 양수쥔(楊淑君) 선수가 발꿈치에 붙인 구형 패치와 관련해 실격패를 당하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반한 감정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AFP통신은 인터넷 웹사이트에 한국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고 19일 전했다. 페이스북에서는 ‘한국 상품을 불매하자, 반한 대만인들이 단단히 뭉치자’ 등의 구호들이 등장하고 있다. 또 단편 영상도 만들어져 대만인들이 한국 라면, 김치들을 집어던지며 한국 제품을 사지 말고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지 말자고 호소하고 있다. 먀오리(苗栗)현의 복권 판매점 입구 에는 ‘한국인에게는 팔지 않는다’는 구호가 나붙었다.
앞서 일부 대만 시민들은 전날 한국계 심판위원 H씨가 이번 의심스러운 판정에 개입했다면서 행정원 체육위원회 앞에서 태극기를 불태우고, 한국산 라면을 발로 짓밟는 등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시위자들은 대만 선수가 불공정한 판정을 당했는데도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체육위원회가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화물차를 몰고 체육위원회로 돌진하려다가 경찰의 저지를 당했다.
체육위원회 앞에서는 오후에도 항의가 이어져 한 시의원 출마자는 태권도복을 입고 “억울한데도 참느냐”는 피켓을 들고 풍자극을 했다.
양수쥔은 17일 예선 1회전에서 베트남 선수를 9대 0으로 앞서던 중 경기 종료 12초를 남기고 전자호구 문제로 실격패 당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정치문제화하지 말라고 대만에 경고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는 19일자에서 16면 전면을 할애해 양 선수가 실격패하자 대만 정치인들이 중국과 한국이 짜고 대만에 패배를 안겼다고 공격하는 등 정치쟁점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 내 대만업무 관련 사령탑인 국무원 산하 대만사무판공실의 왕이(王毅) 주임은 환구시보에 “양 선수의 실격패 문제가 중국 본토와 대만 간에 갈등을 조성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양안관계를 손상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일각의 음모설 제기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엄형준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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