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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가보다 1조5000억 더 써내… 현정은 ‘큰 손’ 승부 갈랐다

입력 : 2010-11-16 23:12:28 수정 : 2010-11-16 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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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모태인 ‘건설’ 9년 만에 되찾아
현대상선 경영권 방어도 성공 평가
재계 21위서 14위로… 위상강화 박차
인수가격이 승부를 갈랐다.

16일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손을 들어준 최대 요인이다. 인수가격은 4조원 안팎으로 예상됐지만 현대그룹이 5조5000억원이라는 예상 밖의 승부수를 던짐으로써 결국 ‘돈의 크기’가 현대건설의 새 주인을 결정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인수전 성공으로 2001년 채권단에 넘긴 현대건설을 9년 만에 되찾게 돼 현대가의 적통성을 이어받았다는 명분을 확보했다. 또 경영권 방어 성공과 사업다각화로 명실상부한 현대그룹 재건에 나서게 됐다.

◆현정은 회장 ‘큰 손’이 승패 갈라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쟁이 과열양상을 빚자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가격 외에도 인수주체의 자금조달 능력과 경영 비전을 중점적으로 따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본 결과 결국 인수자금을 능가하는 요인은 없었다. ‘다다익선’이라고 높은 가격을 받을수록 유리한 채권단 입장에서는 5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가격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비방 광고전을 불사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나선 현 회장의 배수진이 먹혀든 셈이다.

채권단은 이번에 매각하는 현대건설 지분 34.88%의 시장 가격은 2조5000억원 안팎이어서 경영권 프리미엄만 3조원에 달한다. 더구나 채권단의 현대건설 지분 취득 평균 단가는 주당 2만원가량으로 실제 매각 차익은 4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인수가격이 선정기준의 3분 2 정도인 만큼 가격 요인이 현대그룹으로 선정된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냈다” 현대건설 인수전 실무를 맡은 진정호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상무가 16일 오후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이종덕 기자
◆현대그룹 재계 14위로 도약


현대그룹이 업계 1위인 현대건설을 인수하면 자산규모 22조3000억원, 매출 21조4000억원으로 두산, 한화에 이어 재계 14위로 도약한다. 재계 21위에서 7계단이나 뛰어오르는 것으로 과거 현대그룹의 위상을 회복하게 되는 것이다.

계열사와 연관 사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크다. 현대상선과 현대로지엠은 건설자재·플랜트 설비 등의 국내외 수송을 담당하게 되고 특히, 현대상선은 중량화물 운송 및 해양 엔지니어링 사업을 동반 추진할 수 있게 된다. 현대증권도 현대건설과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수익증대가 기대되고 현대건설 역시 현대증권의 선진금융기법을 활용해 투자위험 관리, 투자자 유치를 강화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에 필요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종합운반기기의 안정적 공급과 해외사업 동반진출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는 대북사업에서 막대한 효과가 예상된다. 현대그룹은 북한의 전력·통신·철도·비행장 등 7대 남북경협사업권을 30년 동안 독점적으로 갖고 있어 150조∼400조원에 이르는 북한 SOC사업에 우선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경영권 방어도 성공


현대그룹은 정주영·정몽헌 두 선대 회장이 일군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을 되찾는 만큼 실질적으로 현대그룹을 재건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의 지분 8.30%를 확보함으로써 경영권 방어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현재 현대그룹은 우호지분을 합쳐 현대상선 지분 42.77%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차·현대중공업·KCC 등 범현대가가 현대상선 지분 30.97%를 갖고 있다. 따라서 현대건설이 현대·기아차로 넘어가면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에 따라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그룹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 시너지효과
구분 주 요 내 용
현대상선 ●건설자재·인프라 설비 등 해외수송 담당 및 안정적인 물량 확보
●중량화물 운송 및 해양 엔지니어링 사업 동반 추진
현대증권 ●투자위험 관리 및 PF(프로젝트 파이낸싱)등 자금조달 용이
현대엘리베이터 ●국내 1위 업체로 건설에 필요한 승강기 등 종합운반기기 적시적기 공급 및 엘리베이터의 국내외 경쟁력 강화
현대로지엠 ●국내 1위 3PL업체로 건설자재 물류시스템 역량 강화
현 대 U & I ●앞선 IT기술 접목으로 스마트 SOC의 선도기업으로 육성
현대아산 ●북한내 7대 경협사업 추진 탄력 ●러시아-북한-남한 연결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천연자원 개발, 개성공단 확장 공사, 백두산관광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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