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서해에서 항공모함을 동원해 추진키로 했던 연합군사훈련이 결국 중국의 외교적 압력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은 체면 손상을 우려한 듯 외교적 수사를 쏟아냈지만 한국은 중국의 압력을 인정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이 군사훈련을 결정할 때 중국 등 3국의 항의를 고려해서 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의 반발 탓에 조지 워싱턴호의 서해상 훈련 일정이 변경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번 훈련은 공해상, 국제수역에서 전개되는 우리 훈련 역량의 문제”라면서 중국 변수론을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연합훈련의 틀을 결정하는 데 중국의 자문을 받았거나 외교적 압력의 영향을 받았다는 가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지만 한국 국방부 당국자는 무력시위 성격의 해상 훈련이 서해에서 동해로 바뀐 이유를 묻자 “당초 서해로 협의하다가 동해로 바뀐 것은 유엔 안보리 진행 상황 등이 고려된 결과”라고 답변해 중국 변수를 고려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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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충남 태안반도 서방 격렬비열도 서쪽해상에서 열린 기동훈련에 참여한 해군 2함대 수병들이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한미 양국의 설명은 달랐지만 양측의 발표를 종합하면 한미는 천안함 사건 이후 조지 워싱턴호를 동원한 대북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을 당초 서해에서 실시하려 했으나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동해로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한미는 서해상의 대북 무력시위가 무산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합훈련 규모와 횟수를 늘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한미의 계획변경에 대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서해나 중국 근해에 외국 군함 등이 들어와 중국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더 이상 발언수위를 높이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를 포함한 관영 언론매체들은 “미국이 중국의 우려를 의식해 훈련 장소를 바꿨다”며 기존의 비난 논조를 누그러뜨렸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중국에 우려를 끼칠 뜻이 없음을 암시했다”고, 세계신문보는 “(훈련 예정지를 변경함으로써) 한반도에 위기 국면이 신속하게 완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봉황망(鳳凰網)은 ‘한국과 미국이 중국의 이익을 존중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베이징=조남규·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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