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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성명 이후… 복잡해진 한반도 주변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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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등에 업고 6자 외치는 北
‘독자적 대북제재’ 한발 빼는 美
사과도 못받고… 고민 깊어진 韓
한반도 주변 정세가 복잡미묘하다. 천안함 사건과 유엔 안보리의 의장성명 전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생긴 현상이다. ‘한·미·일 남방 삼각체제’와 ‘북·중·러 북방 삼각체제’의 신냉전체제가 노골화하고, 이를 해소하는 접근법도 제각각이다. 중국과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부르짖고 한국과 미국이 시큰둥해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공통점이 있다면 최소한 판은 깨지 말자는 묵시적 동의일 것이다. 천안함 의장성명이 ‘대화’에 무게를 실은 이유다. 역내 불안정을 가장 우려하는 중국이 재빠르게 치고 나왔다. 의장성명 직후인 지난 9일 “천안함 사건을 신속하게 매듭짓고 6자회담을 재개하자”고 촉구한 것이다. 13일에는 친강 외교부 대변인이 한 옥타브 높여 같은 주장을 했다. 중국을 등에 업은 북한은 바로 다음날 “평등한 6자회담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6자 기류에 편승했다. 북은 어제 평소 존재를 부정하던 유엔군사령부와 판문점에서 대령급 실무회담까지 했다.

미국도 은근슬쩍 ‘독자적인 대북제재’ 기조에서 한발 물러서는 형국이다. 애초부터 대중·대북 압박용이긴 했지만 서해 한미군사연습도 동해에서 먼저 시작하는 것으로 바꿨다. 오는 21일 한미 외교·국방 2+2회담을 앞둔 정부도 장고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주변의 흐름에 신경이 예민하다.

남북한과 미·중이 ‘신냉전 대결구도 탈피, 대화국면 전환’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 그러나 한 꺼풀 벗기면 산법(算法)이 많이 다르다.

중국은 역내 긴장을 조성하는 ‘트러블 메이커’ 북을 6자회담 틀 속으로 끌어들이고 미국의 역내 진입을 막으려는 계산이 먼저다. 북은 천안함 사건이 후계구도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점에서 국면 전환이 절박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천안함 국면이던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를 하고서도 6월에 한번 더 소집해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을 국방위 부위원장에 올리는 등 시급히 후계체제 강화를 도모해야 할 만큼 상황이 악화됐다”고 분석한다. 북중은 6자회담이란 방향은 같으면서도 목적은 다르다.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폐기 등은 뒷전이다. 지난 3∼8일 평양을 다녀온 박한식 미 조지아대 교수는 “안보리 제재가 해소되고 남북장관급회담 등을 거치면 남북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평양 냄새가 묻어 날 뿐 아니라 요원한 얘기다.

한미 양국은 고민이다. 특히 정부는 5·24 대북조치에 대해 북의 반응이 없는 마당에 6자회담 블랙홀로 그냥 빨려들어갈 수는 없는 처지다. 최소한 북이 말로라도 사과해야 6자회담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에 천안함 공격을 ‘북의 소행’으로 규정하지 않은 이상 북의 사과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천안함 이후 상황은 전반적으로 모호하다. 이럴 바에야 기존의 대북 기조를 그대로 밀고 가자는 주장도 고개를 든다. 이동복 전 회담대표 등 1993∼94년 북핵 1차 위기 등을 겪으면서 북의 속성을 꿰뚫고 있는 대통령 자문그룹은 지금이야말로 북을 압박할 기회라고 본다. 이명박 정부 집권 반환점에서 자칫 어설픈 북한 변수가 레임덕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21일의 한미 2+2회담,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을 거치면서 국면을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해법이긴 하다. 점차 선택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조민호 기자 mhch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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