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은 20일 방송을 통해 부산·경남지역에 근무한 일부 검사가 기업인한테서 술과 식사 등 향응은 물론 성접대까지 제공받았다고 보도했다.
PD수첩은 정씨한테서 검사장 3명, 부장검사 17명, 평검사 8명 등 검사 28명과 전직 검사 29명 등 총 57명의 접대내역이 담긴 A4 11장 분량의 문건을 입수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PD수첩에 따르면 박 지검장과 한 부장은 부산지검에서 부장검사로 일할 때부터 정씨과 친분을 쌓고 수시로 접대를 받았다. 이들은 부하 검사들과 함께 술집을 이용하기도 했으며, 비용은 정씨가 모두 냈다고 PD수첩은 전했다. 두 검사장은 PD수첩과 통화에서 “부적절한 접대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검찰내 최고 감찰책임자인 한 부장의 이름까지 리스트에 등장하자 검찰은 당황한 표정이 뚜렷하다. 부산지검은 이날 방영된 PD수첩 내용에 대해 “가명으로 처리된 신뢰성 없는 일방적 주장을 나열한 것”이라는 공식 견해를 내놓았다. 검찰은 “미리 정한 결론을 이끌어 내려고 보도자의 의도에 맞게 임의로 편집한 선정적 화면과 답변을 유도하는 질문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는 방송의 공정성을 해할 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행위에 해당한다”는 입장만 밝혔다.
대검찰청은 파문이 확산되자 21일 대책회의를 열어 특별감찰본부 구성 등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검찰은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떡값 검사’ 의혹을 폭로한 뒤 특별수사·감찰본부를 구성해 대대적인 감찰을 벌인 적이 있다.
한편 정씨의 변호사법위반 혐의를 수사중인 부산지검은 이날 법원에 정씨의 구속집행정지 취소를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구속집행정지 허가조건인 자택과 병원을 벗어났으며, 신병치료 목적 이외의 활동을 하고 있어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검찰이 다방면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2008년 경찰 수사를 받던 이모씨한테 접근, “아는 검사에게 손써 사건을 무마해 주겠다”면서 사례비 2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정씨는 이후 PD수첩 제작진을 만나 검사 접대 의혹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 2월 부산지검에 향응과 금품, 성접대 등을 받은 검사들을 수사해 달라고 진정했으나 검찰이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김태훈·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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