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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한식세계화 붐 조성 성공…2011년부터 성과 나올 것”

입력 : 2009-10-29 15:04:36 수정 : 2009-10-29 15: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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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 박순연 팀장

 

[이코노미세계] 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 박순연 팀장은 한식세계화 사업의 좀 더 빠른 성과를 원하는 주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올해 본격 시작한 한식세계화 사업은 2011년께부터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라며 “일단 한식세계화 붐을 확산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내년에는 다양한 음식 콘텐츠 개발과 인력양성 등을 통해 해외에 프랜차이즈 점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비’ 등 톱스타를 내세운 홍보활동과 비빔밥을 주제로 한 ‘비밥코리아’ 등에 대해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해외 한식당 운영자들은 한식홍보를 가장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한 활동의 일환”이라며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하는 비용보다 홍보에 들어가는 돈이 더 많지는 않다”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비용 언급은 하지 않았다.

박순연 팀장 인터뷰는 10월19일 어렵사리 성사됐다. 15일 김윤옥 여사가 참석한 한식세계화 관련 행사와 국감준비 등 여러 가지 일이 맞물린 데다 8명의 팀원으로는 업무처리가 버거운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업무가 많더라도) 추진팀이 정책을 제대로 마련하는 것이 한식세계화의 기본 틀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식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박 팀장은 그간 진행한 한식세계화 사업에 대해 “붐 조성에 일단 성공했지만 일부에서 과열현상이 일고 있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식세계화 추진 목적과 핵심 사업은?

과거 ‘농업’이나 ‘식품’과 같이 단편적으로 이야기 되던 것들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하기 위해 한식세계화가 대두됐다. 농산물, 식품 등에 문화를 결합함으로써 한식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한식세계화다.

그 다음 목적은 ‘한식의 산업화’다. 이는 외식산업의 발전과도 맥을 같이 한다. 농식품 수출 증대는 물론, 국가 이미지와 경쟁력을 높이는 등 여러 부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핵심 사업은 크게 다섯가지 정책으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법·제도 등 인프라 구축, 인력양성, 연구개발(R&D), 식재료 수출, 한식 홍보 등이 대표적인 정책방향이다. 이 방향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한식 세계화를 내세우는 외식업체들이 부쩍 늘었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 진출 현황은?

한식세계화를 위해선 전문 프랜차이즈 점포가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많이 미흡한 실정이다. 민간업체도 함께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최근 CJ가 비빔밥으로, 대명이 떡볶이로 세계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일단 초기에는 단품 위주 메뉴가, 중·장기적으로는 고급 한정식 식당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 특히 워싱턴이나 뉴욕과 같은 대도시 중심가에 대표적인 한식당이 자리하는 것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외국 사람들이 국내에서 갈 수 있는 한정식 식당들도 있어야 한다. 음식산업이 발전한 나라일수록 관광에서 음식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일례로 이태리는 8%나 된다.(한국 4%)

- 그러나 외국인들이 많이 묵는 국내 대형호텔들조차 한식당을 운영하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 중 하나다. 호텔 측은 한식당이 일식이나 양식당 등에 비해 많은 인력이 들어간다고 한다. 투자 대비 매출이 저조하니 업체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도 형평성 을 고려하면 한식당에만 지원을 해 줄 수는 없는 일이다.

식재료 표준화나 메뉴 간소화 등을 통해 소요 인력을 줄여 돌파구를 찾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다. 호텔에 전통 한식당이 아니더라도, 간편한 패스트푸드 형식의 한식을 외국인이 접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우선 실시가능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 한식세계화 대표 메뉴로 떡볶이·비빔밥·막걸리·김치 등 4가지를 내세웠는데…

어떤 음식을 대표 메뉴로 정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시장에서 과당경쟁 등 왜곡된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 사실 오해가 좀 있는데 우리가 4가지를 정했던 것은 아니다. 기업 쪽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품목으로 4가지에 대한 요구가 있었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 있었을 뿐이다.

한식세계화는 음식메뉴에 있어서도 전체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다만 그 중 외국인의 입맛에 더 맞는 최적의 메뉴들이 있을 것이다.(이것도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잡채나 불고기 등 다른 분야에서 많은 요구가 있다면 주요 추진 메뉴로 넣을 수도 있다.

- 일본이 우리 음식을 가지고 세계시장에 진출하거나, 일본인이 운영하는 한식전문 프랜차이즈가 성공하는 사례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어떤 대응책이 있나?

외국엔 스시를 파는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다고 하더라. 마찬가지로 한식을 일본인이 팔수도 있는 것이다. 꼭 자국음식이라고 해서 자국인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 ‘스시=일본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혔지만 한식은 아직 그렇지 않다. 자칫 김치나 불고기 등이 일본음식이라고 알려질 수 있는 것 아닌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제대로 활동하고 있지 못한 점은 인정한다. 

그래서 김치를 코덱스(CODEX·세계식품규격위원회)에 등록하는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 가수 ‘비’가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스타마케팅에 소요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이며 활동 목표와 계획은?

해외 한식당 운영자들은 한식 홍보 를 가장 원하고 있다. 오늘(10월19일)부터 CNN에서 가수 비 가 비빔밥과 불고기를 홍보하는 CF가 방영된다. 김윤옥 여사도 CNN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식 알리기에 나선다.

한식 홍보를 위해선 인지도 있는 스타가 필요하다. 일본에 홍보를 한다면 배용준이 모델로 나와야 최대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데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고 CF 출연에는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으나) 꽤 돈이 지급된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한식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돈보다 많지는 않다.

- 해외 진출 업체들은 정부 지원 부족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한다. 해외 인력에 인센티브를 준다든가 하는 좀 더 직접적인 방안은 어떻겠나?

한식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해외 조리사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개별 식당에 융자 지원도 하고 있다. 식당모델 표준화나 BI개발 등 각종 인프라 구축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센티브제와 같은 방안은 그 뒤에 생각해 볼 문제다.

사실 한식세계화 사업에 올해 배정된 예산이 고작 100억원 수준이다. 지원금이나 여러 현실에 비춰볼 때 오히려 업계에서 과열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생긴다.

- 고급 한정식 위주의 품격 있는 한식과, 길거리 음식과 같이 친근감 있는 음식, 세계화 전략이 어떻게 달라야 하나?

전통이냐 퓨전이냐 하는 문제는 업계에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는 누가 사먹어 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방향에서 단품메뉴를 중심으로 한식세계화의 방향을 잡았고, 기본은 잃지 않되 현지인 입맛에 맞게 다양화 시키는 전략을 짰다.

- 한식 세계화를 위해 민간이나 학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일반인들부터 한식을 사랑해야 한다. 당장 내 자식들조차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 부끄러운 현실이다. 각 가정마다 식습관 개선 노력을 하고 일반인도 쉽게 만들고 즐길 수 있는 레시피 보급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도 ‘고급vs저가’, ‘전통vs퓨전’을 대립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다양하고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외식·조리 관련 학과에서는 서양음식 뿐만 아니라 한식 관련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과정을 더 많이 만든다면 한식세계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임삼미 기자 smlim@segye.com

사진=허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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