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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 대통령 서거] 옥중 서신… 낙관… DJ 생전 흔적 고스란히 묻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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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된 유품 살펴보니…
지팡이·만년필 등 고인의 손때 묻은 물건도
육성 동영상엔 반세기 정치역정 회고 담겨
◇국회 정론관에서 22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갑과 양말, 녹음기. 장갑과 양말은 이희호 여사가 직접 손으로 뜬 것이다.
연합뉴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과 생전 흔적이 투영된 육성 동영상과 유품이 공개됐다.

DJ 측은 22일 고인이 2006년 7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총 41회, 43시간에 걸쳐 김대중 도서관의 ‘구술사(Oral History) 프로젝트’에 참여해 구술한 동영상 중 10여분 분량의 내용을 공개했다.

DJ는 이 동영상에서 자신의 반세기 정치역정을 회고하며 “역사를 보면, 결국 국민의 마음을 잡고 국민을 따라간 사람이 패배한 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기 직전 ‘협력하면 살리고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이학봉 당시 합수부 수사국장의 회유를 받았던 사실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교도소 수감 중 뒤늦게 접한 광주민주화운동 소식에 “너무 충격을 받아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회고했다. 이를 계기로 “어떤 일이 있어도 이 사람들하고는 백분의 한 치도 타협할 수 없다는 생각이 아주 철석같이 들더라”며 죽음을 각오했던 민주화 투쟁 당시를 떠올렸다.

장남 김홍일 전 의원에 대한 따뜻한 부정 등 가족을 향한 애틋함도 드러냈다. 결국 사형이 선고된 뒤, 역시 자신 때문에 수감생활 중이던 장남의 편지를 받고는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쏟아져 가슴에 품고 있다가 밤이 돼서야 이불을 올려서 덮고 봤다”고 했다.
◇국회 정론관에서 22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낙관. 세계가 한 가족이라는 뜻의 ‘만방일가’, 평생의 신념이었던 ‘행동하는 양심’, 이름, 호 ‘후광’이 각각의 낙관에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이날 함께 공개된 유품 40여점은 고인이 과거 사용한 생활용품과 의복, 자필 수정 원고, 가족들에게 보낸 옥중서신 등 다양했다. 늘 지니고 다녔던 머리빗과 지갑, 손수건, 손목시계, 대통령 시절부터 사용해온 만년필, 김대중평화재단 로고가 찍힌 수첩, 잠옷, 슬리퍼 등 고인의 손때가 묻은 용품도 적지 않았다.

연회색의 중절모는 고인이 서울 근교의 한 코스모스밭에서 이 여사와 다정한 때를 보내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DJ가 산책할 때 가끔 쓴 모자라는데, 평소에 자신은 모자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DJ가 애용했다는 태극문양 부채는 이 여사가 직접 쓴 휘호를 넣어 제작한 것으로,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라는 성경구절이 담겨 있다.  

◇국회 정론관에서 22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차고 다녔던 시계.
연합뉴스
헐렁한 양말 등 생전 고초를 우회적으로 대변해 주는 유품도 있었다. DJ는 박정희 정권 당시 의문의 교통사고로 인한 고관절로 피곤하면 발이 많이 부었다고 한다. 그래서 새 양말을 사면 비서들이 양말 목부분 밴드를 제거해 헐렁하게 했다는 것.

金大中印(김대중인), 後廣(후광·호), 萬邦一家(만방일가·세계는 한 가족이란 뜻), 行動(행동)하는 良心(양심) 등이 새겨진 낙관 4점도 눈길을 끌었다.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붓글씨를 써서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2∼3년 전부터는 힘이 약해져 많이 쓰지는 못했다”며 “낙관을 직접 찍으셨는데, ‘만방일가’는 휘호글로 자주 쓰셨고, ‘행동하는 양심’은 후배 정치인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말로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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