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감독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허술한 미국을 9-4로 꺾은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집중력과 정신력을 발휘해 이길 수 있었다"며 "내일 한국과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결승전을 '세기의 경기'라고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번 WBC에서 대표팀의 감동적인 여정을 '위대한 도전'이라고 말한 것과 얼핏 흡사하다.
하라 감독은 한국과 5번이나 격돌하게 된 희한한 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오자 "일단 WBC의 규정이기에 따라야 한다"는 말로 답을 시작했다.
이어 "일본에서 한국과 처음 맞붙어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을 때 '앞으로 한국과 많이 격돌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승까지 5차례나 대결하게 될 줄 몰랐다"면서 규정의 문제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하라 감독은 그러면서 "세계 최고 수준에 한국과 일본이 함께 올라왔다. 한국 대표팀을 무척 존경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 결승전은 '세기적인 경기'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하라 감독 개인은 물론 일본대표팀이 절대 놓칠 수 없는 중대한 경기라는 뜻과 함께 미국, 베네수엘라 등 메이저리거가 다수 포함된 강국을 잇달아 제압하고 결승에서 5번이나 격돌하게 된 한국과 일본이 아시아 야구의 우수성을 세계에 함께 떨쳤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라 감독은 "오늘은 이기고자 '치고 달리기' 등 작전을 많이 썼다"면서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이탈한 무라타 슈이치를 대신해 가와사키 무네노리가 3루수로 나섰고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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