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선발 등판한다. 일본은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무너진 ‘일본 킬러’ 김광현(SK)을 대신해 선발을 꿰찬 봉중근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에 거둔 2승을 모두 책임졌다. 봉중근은 지난 9일 일본과의 아시아라운드 1∼2위 결정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의사 봉중근’이라는 별명과 함께 한국 야구의 새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어 지난 18일 2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에서도 선발로 나와 5와 3분의 1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봉중근은 일본과의 첫 대결에선 시속 140㎞대 후반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일본의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장기인 체인지업으로 두 차례나 병살타를 엮어내며 상대 타선을 유린했다. 이번 대회 3경기에서 방어율 0.66의 안정된 투구 내용을 선보인 봉중근은 결승에서도 포수 박경완(SK)과 절묘한 호흡을 이뤄 ‘타도 일본’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봉중근과 맞대결을 펼칠 이와쿠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던 지난 19일 WBC 2라운드 패자부활전 쿠바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팀을 4강으로 이끈 주인공. 팀내 투수 중 컨디션이 가장 좋은데다 컨드롤이 좋고 몸쪽 승부를 잘한다. 특히 다양한 변화구로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킬러’로 불린 다르빗슈 유(니혼햄)를 제치고 결승전 선발로 일찌감치 낙점된 이유다.
WBC 3경기에서 1승1패, 방어율 0.73을 기록 중인 이와쿠마는 지난 9일 한국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팀이 0-1로 지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4회 이종욱(두산)에게 볼넷을 내준 게 화근이 됐고 주포 김태균(한화)에게 좌익선상 적시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당시 한국 타자들은 이중 동작에 가까운 특이한 키킹에서 나오는 이와쿠마의 공에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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