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운전 이외에 다른 경력이 없는 운전사가 농협 검수실장을 맡은 것으로 드러나 검찰 관계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농협 군부대 부식용 육류 납품비리를 수사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는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인천가공사업소 검수실장 김모(52)씨 등 농협직원과 납품업체 대표 등 10명을 구속기소하는 과정에서 김씨의 이력을 확인하고는 눈을 의심했다.
김씨는 지난 1988년 인천가공사업소 입사 후 20년 동안 운전원으로 근무한 경력밖에 없는데도 지난해 5월부터 검수실장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당연히 전문적인 검수가 불가능했고 김씨는 단순히 육류박스 수량을 검사하는 정도의 검수업무를 제외하고는 서류검사업무도 생산팀 계약직인 정모(28)씨에게 떠맡기다시피 했다.
매주 한 번씩 방문점검을 하는 군 식검단 관계자도 두 시간 정도 가공공장의 청결상태 정도만 간단히 확인하는 것이 고작이었기 때문에 정작 중요시돼야 할 납품고기의 질은 제대로 확인조차 되지 못했다.
검찰은 운전원 경력밖에 없던 김씨가 지난해 요직인 검수실장에 임명된 과정과 상부의 비호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농협의 검사과정이 전국 주요 농협공판장에서 육우를 구매해 가공한 뒤 전국 43개 지역 군납조합을 통해 군부대에 납품을 하는 농협의 검수체계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허술한 구조여서 수사관들도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축산업계에서는 농협의 허술한 검수체계로 인해 지난 4월 인천가공사업소에서 육우 정육을 구매하기 시작하자 ‘젖소고기를 납품해도 걸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나돌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육우와 젖소는 같은 네덜란드산 홀스타인 종이기 때문에 DNA검사로도 구분이 불가능하고 냉동정육 상태에서는 육안으로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등급판정서와 도축증명서 등의 서류확인을 제대로 해야 정상적인 검수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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