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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계절Ⅰ] 가을의 역설…“책이 안팔려요”

입력 : 2008-09-21 11:22:49 수정 : 2008-09-21 11: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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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야외 매장을 찾은 시민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독서의 계절’로 일컬어지는 가을을 맞아 각종 도서 관련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부기관을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도 국민을 상대로 한 독서캠페인에 열을 올린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은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책이 많이 팔릴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가을철 도서 판매량은 연간 평균을 잠식하는 그야말로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국민가운데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이 열 명 중 네 명(41.1%)이 넘는다.  국민 1인당 한 해 독서량은 평균 10.5권으로 만화책 등을 뺀 일반도서만으로는 두 달에 한 권도 안 되는 5.3권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서의 계절 가을에 오히려 책을 더 안읽는 셈이다.

◆가을철은 ‘독서 비수기’

 서울시내 한 대형서점의 지난해 ‘월 평균 도서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을철(9∼11월) 평균 판매비율은 -7.17%에 그쳤다. 이 서점 관계자는 “통상 속설과 다르게 출판계에서는 여름방학이 끝나는 가을철을 대표적인 비수기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서점의 지난해 월 평균 판매비율을 살펴보면 여름방학 기간 중인 7월 +15.1%, 8월 +9.23%를 기록했지만 9월 -3.66%, 10월 -5.45%였던 도서 판매량이 11월에는 -12.76%로 급감했다.

“출판계는 계절적인 요인이 심하게 작용한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은 다른 계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이 서점의 지난해 1월 도서 판매량은 +7.42%로 순조롭게 출발하다 2월 -5.92%로 하락한 뒤 개학을 맞은 3월 +24.68%로 급등했다. 이후 4월 -12.13%, 5월 -14.70%, 6월 -16.86%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7월 플러스로 전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통의 강호 ‘소설’ vs. 신흥 강호 ‘경제/경영’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기 위한 독서로 가장 부담없는 책은 소설일 것이다. 특히 선선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며 읽은 소설은 사람들로 하여금 ‘독서삼매경’에 빠뜨리기 충분하다. 국내  한 대형서점이 집계한 최근 5년간(2003∼2007년) 가을철(9∼11월) 베스트셀러 20선에서도 소설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재테크와 자기 계발서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제/경영 관련 서적의 신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 소설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이 서점의 최근 5년간 가을철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2003년 ‘나무’(베르나르 베르베르),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조앤 K. 롤링), 2004년 ‘다빈치 코드’(댄 브라운)를 앞세운 소설이 각각 점유율 43.3%, 38.3%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소설은 2005년과 2006년 모두 점유율 28.3%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지난해 36.7%로 경제/경영과 더불어 1위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다.

소설이 주춤한 사이 경제/경영 관련 서적의 증가세를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3년 점유율 28.4%, 2004년 21.7%, 2005년 13.4%로 하락했던 경영/경제 관련 서적은 2006년 ‘부의 미래’(앨빈 토플러)를 앞세워 소설을 제치고 33.3%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경제/경영 관련 서적은 지난해에도 ‘시크릿’(론다 번)의 흥행 속에 소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흥미로운 점은 2005년의 경우에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한비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류시화) 등이 강세를 보인 비소설 분야가 점유율 35%로 1위를 차지했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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