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서 경부선 철로 점검 중 발생
소방 “전기기차, 조용히 움직여
경적 울렸는지 여부 확인해봐야”
현장 찾은 고용장관 “책임 물을 것”
19일 경북 청도군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경부선 철로 점검 작업을 위해 선로 주변에 있던 근로자들을 덮쳐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업현장 안전사고 근절을 위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생한 공기업 근로자 사망사고이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2분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경부선 철로에서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남 진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제1903호)가 선로 근처에서 작업을 위해 이동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었다. 이 사고로 이들 작업자 가운데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2명이 사망하고 코레일 소속 5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중상자 가운데 상태가 위중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자들은 최근 폭우로 생긴 경부선 철도 남성현역∼청도역 구간 비탈면 구조물 피해를 육안으로 점검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전기로 움직이는 기차가 조용해 근로자들이 다가오는 열차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열차가 사고 전 근로자들을 발견해 경적을 울렸는지 등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열차에는 승객 89명이 타고 있었으나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열차 탑승자 박모씨는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승무원을 통해 사고 피해 상황을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해당 구간은 상행 선로를 이용해 상·하행 열차가 교대로 운행 중이며 일부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경찰과 산재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다친 근로자 등을 상대로 소속 회사와 작업 책임자 등이 철도안전법 등 관련 법에 따른 안전조치를 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장관직 임명 발표 직전까지 철도 기관사로 일해 온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사고현장에서 “일어나선 안 될 후진적 사고”라며 “각종 산업안전 의무 위반이 밝혀지면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감독관 등 초기대응팀을 현장에 급파해 신속한 사고 복구 지원과 원인조사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철도시설 유지보수 등 업무수행에 있어 철도안전법령 위반사항이 있었는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위법사항 발견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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