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해상 수단 확보 언급
美에 ‘비핵화 불가’ 강조한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첫날인 18일 5000t급 구축함 최현호를 점검하고 핵 무력 강화 의지를 강조한 건 미국에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라는 대화 문턱을 재차 못 박는 데 주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재명정부의 여러 선제 조치들에 당장 호응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여겨진다.

1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안남도 남포조선소에서 최현호와 최현급 3호함의 건조 실태를 살피고 UFS에 대해 ‘가장 적대적인 의사 표명’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핵 무장화의 급진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핵 사용 영역에서의 해군 역량을 콕 집어 언급했는데, 핵무기 투발 수단을 해상으로까지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핵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최현급 구축함뿐 아니라 5000t급 이상으로 평가되는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유사시 미국 본토에 대한 보복 핵 공격을 할 수 있는 ‘제2격 능력’을 확보해 한·미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UFS 첫날 이를 언급한 건 핵 무력이 고도화 단계에 진입해 비핵화가 더는 가능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미국에 상기시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핵 투발 해양 플랫폼은 대미 압박용으로, 김 위원장의 이번 메시지는 미국에 ‘나를 내버려두면 핵무력은 계속 제고될 것’이라는 무력시위로 보인다”며 “자신들이 대화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하라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북한 핵 문제가 언급될 내주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한 메시지로 여겨진다.
김 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등 국제 정세를 지켜보겠다는 기류도 엿보인다. 김 위원장은 “적이 우리를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의 목적으로 “지역의 안전환경 관리, 유지”를 언급했는데, 고강도 도발을 단행해 위기를 조성할 생각은 없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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