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피로도 높아… 우크라·EU 호의적
젤렌스키 방미에 친트럼프 정상 동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정상회담에서 휴전 요구를 하지 않고 평화협정으로 직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평화협정의 조건이 복잡해 푸틴 대통령에게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프리패스’를 쥐어주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의 주요 목표였던 즉각적인 휴전 자체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그 결과는 푸틴 대통령이 최소한 당분간은 전쟁을 이어가도록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적인 휴전을 회담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달성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심각한 후과’가 있을 거라고 경고해 왔지만, 회담 뒤에는 휴전과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보 달더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는 “휴전, 심각한 경제적 후과, 실망감에 대한 모든 약속에도 불구하고 푸틴이 트럼프를 다시 농락하는 데에는 레드카펫 위에서 2분, (미국 대통령의 전용 차량인) 비스트 안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즉각 휴전을 요구해 온 우크라이나, 유럽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응하는 모양새다. 미국이 유럽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일종의 안보 보장을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발언한 점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 지도자들은 18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만남에 동행할 계획이다. 또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과 남다른 친분이 있는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함께 보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 등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러 합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만남에선 적지 않은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빠른 합의를 원하는 것 같은 인상”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데 동의한다면 러시아는 다른 곳에서 전선을 동결할 용의가 있다’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일관되게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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