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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北 화답 기대” 대북 유화책 지속 의지… 日엔 “상생협력”

입력 : 2025-08-17 18:02:27 수정 : 2025-08-17 18:11:16
박영준·조병욱·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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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경축사 대북·대일 정책

“흡수통일·적대행위 일체 뜻 없다
9·19 군사합의 선제·단계적 복원”
野 “北 조롱하는데… 인내심 시험”

북한 ‘북측’ 지칭 ‘두 국가론’ 일축
“핵 없는 한반도 국제사회와 협력”
북·미대화 北 통미봉남 전략 견제

“日 자주 만나 국익 중심 실용외교”
野 “셔틀외교, 2년 만에 말 바꿔”

이재명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한국을 향한 적대적 태도에도 대북 유화조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경축사 하루 전 담화에서 최근 한국 정부의 대북 유화조치를 ‘허망한 개꿈’, ‘너절한 기만극’이라고 깎아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남북 간의 신뢰 회복과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에 손을 내민 것으로, 취임 석 달째에 접어드는 이재명정부가 대북 정책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북한과의 대화 복원을 포함한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북 관계와 관련해 ‘존중’과 ‘인내’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그 과정의 특수관계”라며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곧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가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기를 인내하며 기대하겠다”고 인내라는 표현도 두 차례나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담화에서 북한을 ‘북측’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김 부부장이 전날 담화에서 한국을 ‘세상에서 제일 적대적인 국가’라고 언급했음에도, 이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북한이라는 언급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선을 긋고, 남북이 특수관계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라며 “남북 그리고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주변국과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미 대화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미국과 협상하고 한국은 배제하는 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을 견제하는 전략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곁에는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이 있고,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존재한다”면서도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으로,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신뢰가 두터울수록 협력의 질도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의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혹평했다.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대북 정책에 대해 “북한이 ‘허망한 개꿈’이라 조롱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화답을 기대하겠다고 하니 이건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호준석 대변인은 “한·일관계 중시를 표명한 것을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2023년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복원되자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는 ‘영업사원이 나라를 판 것’, ‘친일을 넘어 숭일’이라고 몰아세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년 만에 철학과 입장이 180도 바뀌는데 아무 해명조차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은 이 대통령의 연이은 대북 메시지에도 남북관계는 당분간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 부부장은 지난 담화에서 한국과 적대적 두 국가론을 고수하는 이유로 △한국 헌법의 통일 조항 △한·미 핵협의그룹(NCG)과 연합훈련 △비핵화 원칙을 콕 집어 언급했다.


박영준·조병욱·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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