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인프라를 개인 여가에 유용”

오하이오주로 휴가를 떠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가족들과 뱃놀이를 즐기기 위해 저수지를 임의로 방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밴스 부통령의 비밀경호팀이 최근 미 육군 공병대(USACE)에 오하이오주 시저크릭호수의 저수지를 방류해 리틀마이애미강의 수위를 높이도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그의 41번째 생일인 지난 2일 오하이오주 남서부 지역에서 목격됐다. 소셜미디어에는 그가 리틀마이애미강에서 카누를 타고 있는 모습이 올라왔다.
시저크릭호수는 리틀마이애미강으로 흘러드는 지류로 이곳의 저수지를 방류하면 리틀마이애미강의 수위가 높아진다.
한 소식통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방류 요청이 “카누를 타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해당 주장을 별도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미국지질조사국(USGS) 데이터상 밴스 부통령이 휴가를 보낸 8월 초 이 강의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사실 확인을 위해 USACE와 비밀경호팀, 밴스 부통령 측에 입장을 요청했다.
USACE는 “비밀경호국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일시적으로 방류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은 “밴스 부통령의 방문 기간 모터보트와 긴급구조대가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USACE와 긴밀한 협조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운영 내용에 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밴스 부통령 측은 입장 요청에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가디언은 이런 상황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효율성을 명분으로 수십억달러의 정부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시점에 부통령이 공공 인프라를 개인적인 여가용도로 유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법률 고문실에서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예산 삭감으로 국립공원관리청(NPS)이 심각한 인력 감축을 겪은 상황에서 밴스 부통령이 가족 휴가를 위해 이런 특혜를 누린 것은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공직자 윤리 담당 변호사를 지낸 놈 아이젠도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도 일반적이지 않은 요청이 많기는 했지만, 공직자가 카누를 타기 위해 방류량을 늘려달라는 요청은 한 번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