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찍고 제주’ 패키지 상품 출시 등 업계 대응
제주도, 온라인 플랫폼 활용 등 개별관광객 유치 총력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이미 3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한 제주도는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올해 중국인 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무비자 전국 확대를 계기로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항공편 확충을 기대하고 있다.

7일 제주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제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국으로 분산돼 외국인 관광시장이 위축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하지만 단체보다는 개별여행객 비중이 높은 제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24년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20∼30대를 중심으로 개별여행객 비중이 90%로 조사됐다.
관광 업계에서는 관광시장이 확대돼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우리나라 입국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방한 관광수요가 늘고 다양한 여행상품이 개발되면 국내 관광시장 규모가 더욱 확장되기 때문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한중 상호 무비자 정책에 따라 파이가 커지면서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며 “서울·부산 경유 관광객 유치 등 제주 관광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와 중국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 확충이 기대된다. 현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13개 도시 정도에 그치는데 무비자 확대로 천진, 장춘, 대련, 하얼빈, 청두, 장사, 충칭 등 직항이 연결되지 않는 도시의 관광 수요도 끌어들이는 활로가 열린다.
제주 최대 인바운드 여행사 ‘더화청’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관광과 제주 관광을 묶는 패키지 여행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방문 기간에 따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서울 등 수도권 관광을 한 뒤 제주 여행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할 계획이다.
여행사 관계자는 “제주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가보고 싶은 곳으로 여전히 손꼽히는 관광 목적지”라며 “국제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적게 드는 장점을 활용해 서울과 제주를 연결하는 상품이 나오게 되면 제주 관광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도내 한 외국인전용카지노 관계자는 “현재 중국 직항노선이 제주 관광시장 최대 활황이던 2016년(40 개 노선)과 비교해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번 무비자 확대로 더 많은 중국 도시와 연결이 가능해졌다”며 “중국인 고객의 제주 유입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서울·부산 방한 고객 수요 확보 나서”
제주도는 9월 29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 시행되는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 허용정책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도는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주요 동향과 우려 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단기·중장기 대응 계획을 마련했다.
단기적으로는 제주 방문 중국 관광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홍보를 확대한다. 서울, 부산 등을 통해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요 확보에도 나선다.

중국 최대 생활정보 플랫폼인 따중디엔핑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 캠페인을 8월부터 10월까지 추진한다.
제주의 역사가 보존된 원도심을 4개 구역으로 구분해 각 구역의 특색과 역사적 배경을 골목상권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으로 새롭게 소개한다. 제주뿐 아니라 서울을 방문한 사용자들에게도 홍보해 수도권 방문 수요를 유치할 예정이다.
중국 대표 3대 온라인 여행사(OTA)에 해당하는 씨트립과 통청여행을 활용한 제주여행상품 홍보도 적극 추진한다.
중국의 대표적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와 쇼핑이벤트 기간인 광군제(11월 11일)를 전후해 항공권·숙박·데이투어 등 제주여행상품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제주 특집 페이지 개설을 통해 제주를 최대한 부각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된 제주여행상품 개발을 확대해 제주만의 경쟁력을 확보한다. 가족여행, 교육여행 등 신규시장 개발을 통해 제주여행상품을 다양화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중화권 특수목적테마상품 전문여행사 공모를 통해 도내 여행업계 8개사를 선정해 중국 지역별 선호도를 반영한 관광객 취향 맞춤형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광저우·선전 등 중국 남부지역을 대상으로는 ‘미식’ 특화 상품을, 선양·창춘 등 동북 3성 지역은 ‘가족·교육여행’ 상품을, 베이징 등 지역은 ‘실버층 공략’ 상품을 현지 여행업계와 협력해 적극 홍보한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지난 3월 중국 단체관광객 한시 비자면제 3분기 시행 발표 당시부터 이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인식하고 선제적 마케팅 전략을 추진해왔다”며 “중화권 제주관광홍보사무소(6개소)와 연계해 현지 여행업계·항공사·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제주경찰청 등과 협력해 차질없이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제주를 찾은 중국인관광객은 75만738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만8095명)보다 10.1% 증가했다.
중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크루즈 관광객은 올해 7월까지 46만명이 제주를 방문, 지난해보다 15% 늘었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10만명과 64만명에 이어 올해 8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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