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다음주엔 반도체·의약품… ‘산 넘어 산’ [상호관세 시행]

입력 : 2025-08-06 18:20:00 수정 : 2025-08-07 03:13:47
이동수·이강진·조병욱 기자

인쇄 메일 url 공유 - +

韓 최혜국 대우 약속… 15% 전망
삼성·SK 불이익은 크지 않을 듯
비교우위 사라진 車 업계선 긴장
현대차 “한층 더 어려움 남아있어”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지만 ‘산 넘어 산’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본격 시행에 이어 내주 반도체·의약품 품목 관세 발표를 예고하고 나섰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이번 협상 결과로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에 대한 비교우위가 사라진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와 의약품 품목 관세와 관련해 “다음주 정도 안에 구체적으로 관세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업계에선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율이 15%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미국이 두 분야의 관세와 관련해 한국에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는데, EU에 반도체와 의약품 모두 15% 관세율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도 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받을 불이익이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서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미국향 비중은 전체의 7.5%로 중국(32.8%),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 낮다. 한국산 반도체 대다수가 완성품을 만드는 고객사의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 동남아로 우선 수출된 것이다. 메모리 분야 유일한 경쟁자인 미국 마이크론도 생산시설이 대만과 일본에 있어 품목 관세 적용을 받으므로 사실상 출발선이 같다.

다만 관세 부과로 미국 내 완성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위축되면서 고객사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반도체 납품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어 삼성과 SK 모두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는) 1년, 1년반 후에는 150%, 그러고는 250%로 올라갈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의약품 제조사들에게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데드라인’을 준 셈이라서다. 이에 셀트리온은 미국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에 나서는 등 일부 기업들은 선제 대응을 시작했다.

일각에선 의약품 관세가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만약 (미국이 경쟁국인) 인도와 중국에 우리보다 높은 관세를 매기면 후발주자인 우리가 사업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 관세율이 확정된 자동차 업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동석 현대차 사장은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의 울산 현대차 공장 방문 간담회 자리에서 “7월31일 한·미 간 관세(협상)가 타결됐다고 하나 일본·EU 외 경쟁국들 또 제조사 간 비교우위 있던 부분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한층 더 어려움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간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없었고 일본·EU는 2.5%가 적용됐는데, 이번 협상으로 똑같은 15%로 결정돼 한국의 상대적 우위가 사라진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는 15% 관세 타결을 두고 자화자찬하는 분위기이지만 현장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수·이강진·조병욱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하츠투하츠 스텔라 ‘청순 대명사’
  • 하츠투하츠 스텔라 ‘청순 대명사’
  • 윤아 '청순 미모'
  • 최예나 '눈부신 미모'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