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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유신에 격분… ‘김대중 망명일기’ 출간

입력 : 2025-07-23 06:00:00 수정 : 2025-07-22 22:56:29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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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美·日 체류 때 기록
동교동 자택서 수첩 6권 발견
“나는 이 일기를 단장(斷腸)의 심정으로 쓴다. 그것은 오늘로 우리 조국의 민주주의가 형해(形骸)마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1972년 10월 17일, 도쿄)


당시 일본에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접하고 일기장에 적은 글귀다. 최근 출간된 ‘김대중 망명일기’는 1972년 8월 3일부터 1973년 5월 11일까지 김 전 대통령이 자필로 쓴 일기 223편을 수록한 책이다. 2019년 이희호 여사 별세 이후 3남 김홍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 자택에서 김 전 대통령이 쓴 여섯 권의 수첩을 발견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22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책을 만들면서 이순신 장군이 남긴 역사적 문헌 ‘난중일기’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박명림 김대중도서관장(왼쪽)과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22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망명일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출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책에는 당시 급박했던 국내외 정세가 생생하게 담겼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 미국, 다시 일본에 체류하면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를 일기에 상세히 적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알렸고, 에드윈 라이샤워 하버드대 교수 등 여러 지식인과 접촉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전했다. 미국 각 대학을 순회하며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유신체제에 대한 국제적인 반대 여론 형성에 이바지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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