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자택서 수첩 6권 발견
당시 일본에 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접하고 일기장에 적은 글귀다. 최근 출간된 ‘김대중 망명일기’는 1972년 8월 3일부터 1973년 5월 11일까지 김 전 대통령이 자필로 쓴 일기 223편을 수록한 책이다. 2019년 이희호 여사 별세 이후 3남 김홍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서울 마포구 동교동 자택에서 김 전 대통령이 쓴 여섯 권의 수첩을 발견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22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책을 만들면서 이순신 장군이 남긴 역사적 문헌 ‘난중일기’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책에는 당시 급박했던 국내외 정세가 생생하게 담겼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 미국, 다시 일본에 체류하면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를 일기에 상세히 적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알렸고, 에드윈 라이샤워 하버드대 교수 등 여러 지식인과 접촉해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전했다. 미국 각 대학을 순회하며 강연에 나서기도 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등 정치인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유신체제에 대한 국제적인 반대 여론 형성에 이바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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