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조사에서 삼부토건·김건희 질문엔 묵묵부답
특검, 김건희 의혹 ‘키맨’ 이종호 진술 확보 총력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각종 의혹에서 언급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건희 특별검사팀(특검 민중기)이 변호사법 위반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한 25건의 금품수수 시점의 절반 가량에 대해선 혐의를 벗을 명백한 ‘알리바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알리바이에 대한 자료를 23일 조사에서 제출할 예정이다.
22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팀은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하며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차 주포’ 이모씨를 만나 금품을 요구한 시점을 총 25차례로 특정했다. 이 전 대표는 이씨에게 형사사건·재판을 무마해주겠다며 8000여 만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변호사법 위반)으로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선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피했지만 별건의 횡령·배임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특검은 이 전 대표의 영장에 이 전 대표가 이씨의 ‘재판을 무마해주겠다’는 취지로 23차례, ‘형사사건을 무마해주겠다’는 취지로 2차례 수백만원의 금품을 요구했다고 적시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금품을 요구하며 “김건희씨나 VIP(윤 전 대통령)에게 얘기해서 집행유예 나오게 해주겠다” “내가 김건희씨와 직접 소통이 되고, VIP나 대통령실 관계자들과도 연계가 돼 있다”고 말하는 등 김건희씨와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장에는 이 전 대표가 이씨로부터 2022년 6월9일 강남구 A빌딩에서 500만원, 9월28일 성동구 B아파트에서 800만원, 2023년 1월13일 강남구 C식당에서 100만원을 받는 등 8000여 만원을 수수한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가 총 25차례 기재됐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이 중 15차례는 다른 장소에 있거나, 다른 사람과 있었다는 사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증언 등으로 증명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2022년 6월9일에는 강화도에서 지인과 식사를 했으며, 같은 해 9월28일에는 오후 12시부터 자정까지 지인과 하루 종일 여행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3년 1월13일에는 순천향대학교 장례식장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특검팀은 전날 이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조사하며 이 전 대표에게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김건희씨에 대해 물었으나 이 전 대표 측은 ‘변호사법 위반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전 대표가 출석에 불응하면서 무산됐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에게 23일 출석하라고 다시 통보했고 이 전 대표 측은 출석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8월6일 김씨 소환 전 이 전 대표 조사를 통해 김씨 혐의를 규명해야 한다.
특검팀이 이 전 대표를 19일 도이치모터스 ‘1차 주포’ 이모씨에게 ‘김씨를 잘 알고 있다’,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해 8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압수수색하고 소환조사한 것도 이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의혹(2010년 10월∼2012년 12월) 당시 김씨의 계좌를 관리한 인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이 이뤄졌다고 지목된 2023년 5∼6월 ‘멋쟁해병’이라는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채해병 순직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처벌받지 않도록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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