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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심 AI 인재 시장 균열 조짐…韓 전략 재정비 기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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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7-23 06:00:00 수정 : 2025-07-22 20:22:07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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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 보고서 ‘글로벌 AI 인재 흐름’
트럼프 이민정책·연구 예산 축소에
최근 2년간 美 AI 인재 유입 감소세
EU·日 등 AI 중견국 인재 유치 기회
“韓, 슈퍼스타 말고 A급 팀 키워야”

미국 중심으로 형성됐던 글로벌 인공지능(AI) 인재 시장에 균열이 생기면서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 AI 중견국들의 AI 인재 유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은 이같은 글로벌 인재 흐름의 변화를 활용해 AI 인재 전략을 재정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2일 ‘글로벌 AI 인재 흐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BCG는 “전 세계 AI 인재 이동과 정착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혁신 생태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의 이민정책 변화와 공공 연구개발(R&D) 예산 축소가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여전히 AI 인재 유입의 중심지이지만, 최근 2년간 유입이 감소세를 보였고 앞으로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구체적으로 지난 3년간 미국엔 3만2000명 이상의 해외 AI 인재가 순유입됐다. 올해 기준 전체 미국 AI 인력(약 48만8000명)의 7%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들은 전체 AI 관련 직무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내 컴퓨터과학 및 수학 박사 학위자 절반 이상(55%)이 외국인 출신이며, 미국에서 활동 중인 AI 최상위 연구자 100명 중 67명이 외국 국적자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 채용 둔화, 글로벌 이동성 저하, 이민정책 강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미국 AI 인재 유입이 지난 2년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2026년 예산안이 시행될 경우 감소세는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과학재단과 국립보건원의 예산이 각각 56%, 40% 삭감될 예정인데, 두 기관이 미국 대학 연구 자금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미국 내 AI 기초 연구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보고서는 미국 내 AI 기초 연구 생태계 전반이 위축될수록 중견국들이 입지를 확대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EU, 영국, 호주,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같은 흐름을 포착하고 본격적인 인재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EU는 향후 2년간 약 5억8500만달러를 투입해 외국인 연구자 유치에 나섰고, 호주과학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자와 기술자 유치를 위한 이주 지원 패키지를 포함한 글로벌 인재 유치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일본은 오사카대를 중심으로 유학생 대상 장학금, 연구비, 이주 지원을 확대하며 인재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BCG는 이와 관련 “AI 인재는 단순한 채용 대상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혁신 역량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며, 지금은 이들의 정착지를 재설계할 시점”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중견국들이 인재 유치를 위한 전략적 전환에 나설 골든타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BCG코리아의 AI&디지털대표 장진석 MD 파트너는 “지금은 한국이 글로벌 인재 흐름의 변화를 활용해 AI 인재 전략을 재정비할 기회”라며 “정책 및 기업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 파트너는 “AI 중견국인 한국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확보를 넘어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서 구현해 낼 수 있는 실행 역량”이라고 진단했다. 거대언어모델(LLM) 등 첨단 AI 기술을 개발하는 핵심 기술 인재뿐 아니라 △제조·금융·의료 등 각 산업의 특성과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AI를 실질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융합형 실무 인재 △AI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실전형 개발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장 파트너는 “이는 국가와 기업이 함께 설계해야 할 인재 전략의 핵심”이라며 “정부는 해외 유출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인재를 유입할 수 있는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기업은 ‘슈퍼스타’ 인재가 아니라 A급 팀 전체를 키울 수 있는 체계적 육성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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