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보이스피싱 자금 유통 수단으로 가상계좌를 제공하고 거액의 수수료와 투자금 등을 챙긴 PG사들이 금융당국에 대거 적발됐다. 최근 대포통장 예방조치가 강화되자 영세 PG사들이 매출확대를 위해 이 같은 방식으로 불법행위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어났는데, 금융당국은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민생범죄 근절을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가상계좌 이용해 범죄 가담한 PG사들
금융감독원은 불법행위에 가상계좌를 제공하거나 사기·횡령 등 범죄에 직접 가담한 것이 확인된 A사 등 PG사 4곳을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22일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가상계좌 거래 상시감시 시스템을 통해 PG사의 불건전·불법 영업행위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징후를 보인 6개 PG사 현장을 점검했으며, 이 중 불법 연루 정황이 확인된 PG사를 수사기관에 통보한 것이다.
이번 현장점검에서는 가상계좌를 제공해 투자사기에 가담한 업체도 발각됐다. 또 다른 PG사인 B사는 연금형 펀드, 배당형 저축펀드 등 고수익 상품을 미끼로 가짜 투자사이트를 개설한 불법업자에게 가상계좌를 제공했다. 고령의 피해자들이 가짜 투자사이트에서 입금한 투자금은 이 가상계좌를 통해 불법업자에게 흘러갔고, 금융당국은 조사과정에서 B사의 사기 연루 정황을 확인했다. 피해자들이 타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불법업체 대포통장임을 의심하지만 가상계좌를 통한 입금 요구 시 경계심이 낮아지는 경향을 악용한 범죄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적격 대주주의 PG업 영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며 “범죄 연루 PG사에 대한 실질적 퇴출이 이뤄지도록 수사기관과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법 개정 등 제도개선에도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스피 불장에… 금 팔고 주식시장 가는 개미들
22일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KRX 금시장에서 총 159억원 상당의 금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1일에는 하루 동안에만 1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KRX 금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왔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개인이 순매수한 금은 1조466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올해 4월에는 436억원, 5월 906억원, 6월 607억원 등으로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감소했고 이달 들어서는 매도 우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금 매수세가 꺾인 이유는 국제 금 시세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탓이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온스당 2600달러대 초반이었던 국제 금 가격은 올해 4월22일 기준 온스당 3487.94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소폭 하락한 뒤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21일 기준 국제 금 시세는 온스당 3369.86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안전자산인 금 투자 인기가 사그라지면서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 시장에는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지난해 말 54조2427억원에서 이달 18일 기준 65조3644억원으로 반년여 만에 20.5%나 증가했다.

◆6월 폭염에 생산자물가 0.1% 상승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100)로 전월(119.64) 대비 0.1% 상승했다. 지난 4월(-0.2%)과 5월(-0.4%) 하락세를 유지하다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0.5% 올랐다.
특히 농림수산품(0.6%)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축산물(2.4%)과 농산물(1.5%)이 오른 영향이 컸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31.1%), 돼지고기(9.5%), 달걀(4.4%), 쌀(3.4%) 등에서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반면 물오징어(-36.3%)와 고등어(-27.6%) 등은 크게 떨어지면서 수산품은 4.9% 하락했다.
생산자물가는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 기업(생산자) 간에 거래되는 가격을 조사한 결과로,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최근 전국적인 폭우에 이은 폭염의 영향과 더불어 높아진 농·축산물 생산자물가가 추후 밥상물가를 밀어 올릴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7월 들어 폭염과 폭우로 농림수산품 가격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6월에 상승했던 국제 유가가 시차를 두고 7월 생산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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