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입장 극명… 성과 도출엔 회의적
러시아를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 압박’이 나온 지 일주일여 만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중단됐던 평화협상 재개를 발표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영상 연설에서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러시아 측과의 접촉 및 추가 회담 준비 사항을 논의했으며 회담이 수요일(23일)에 예정돼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5월16일과 6월2일 두 차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평화협상에 이어 3차 협상이 50여일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20일 평화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러시아에 보낸 제안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러시아에 가한 압박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새 무기 제공을 약속하고 50일 내로 휴전 합의를 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교역국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여전히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라 회담에서 가시적 성과까지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더해 돈바스 등 4개 접경지역을 양도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의사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의 제안서 초안이 있고, 우크라이나 측에서 제출한 제안서 초안도 있다. 현재까지 완전히 대립하는 두 초안에 대한 의견 교환과 회담이 있을 것”이라며 양국 사이에 극명한 시각차가 존재함을 인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도 계속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지역에서 21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14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평화협상에서 개별 의제 대신 정상 간 담판이 가능한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월 1차 회의 때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을 푸틴 대통령이 거절해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이번엔 미국의 압박이라는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러시아가 제안을 받아들일 여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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