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중단돼 예상 세대 수 반토막
市교육청, 초교 신설 계획 철회 결정
울산의 한 시의원이 교육청의 초등학교 부지 해제 결정에 반발하며 한 달 넘게 1인시위와 삭발, 단식 투쟁을 벌였다. 급기야 지난 15일에는 병원으로 긴급이송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공진혁 울산시의원은 지난달 16일부터 울산시교육청 앞에서 온양읍 발리 지역의 학교 부지 해제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했다. 이달 7일부터는 단식농성에 들어갔고, 14일에는 삭발까지 감행했다. 공 시의원은 단식 9일째인 15일 혈압과 혈당 수치 이상으로 인근 병원에 긴급이송됐다.
공 의원은 울산시교육청이 발리 지역 초등학교 신설을 위한 학교 용지 결정을 해제한 것을 두고 “지역 발전 가능성을 외면한 행정”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남부권 신도시 조성과 에쓰오일 샤힌 프통로젝트 등으로 지역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학교 신설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지역구에 초등학교가 신설돼야 한다며 단식에 삭발까지 감행한 것이다.
그럼에도 울산시교육청은 초등학교 부지 해제 결정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철회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발리 지역은 2021년 6159세대 입주를 전제로 초등학교 신설 계획이 수립됐다. 하지만 이후 일부 개발사업이 중단되고 분양률이 저조해지면서 세대 수는 3055세대로 감소했다. 예상 학생 수가 절반 넘게 줄면서 초등학교 신설은 불필요하다는 게 시교육청 설명이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방교육재정연구원의 컨설팅을 통해 신설 요인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학교 용지를 유지할 경우 교육청의 예산 부담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근 온남초교(791명)에서 발리 입주세대 초등학생 수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과 지역주택조합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도시 규모에 비해 학교 인프라가 부족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들은 특히 온남초까지 직선거리로 1㎞ 이상 떨어져 있어 통학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공 의원은 22일 기자와 통화에서 “울산시교육청에서 통학거리가 1㎞ 이상인 초등학생에 대해 동행서비스 제공한다는 대안을 제시한 상황”이라며 “주민, 지역주택조합, 울산시교육청과 계속해서 협의해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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