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최근 10년간 5000억원 이상 규모로 인수·합병(M&A)한 기업 중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오션의 경영 성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에서 2015년 이후 인수한 20개 기업의 성과를 주주가치 측면에서 평가한 결과, 전반적으로 대기업 집단 인수 이후 경영 성적이 양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개 기업의 총매출액은 인수 2년 전 33조9550억원에서 인수 2년 후 47조6249억원으로 40.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4100억원에서 1조44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자기자본은 20조3641억원에서 28조4644억원으로 39.8% 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1.8%에서 5.1%로 흑자를 달성했다. 상장사인 11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21조5858억원에서 29조9741억원으로 38.9% 증가했다.
매출액, 당기순이익, 자기자본이익률, 자기자본, 시가총액 등 5개 지표에서 모두 성장세를 보인 기업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SK머티리얼즈(옛 OCI머티리얼즈), 미래에셋증권(옛 대우증권) 3곳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모든 지표에서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화오션의 매출은 인수 2년 전 4조4866억원에서 인수 2년 후 10조7760억원으로 140.2% 증가했다. 시가총액은 2조4730억원에서 11조4445억원으로 급증했다.
한화오션의 두드러진 성과는 재무구조 개선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오션으로 변모한 이후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출범 전 1800%대였던 부채 비율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200%대로 급감했다. 자본은 약 7배 증가 했다. 이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수익성 개선이 이뤄낸 결실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에 인수된 이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해양 방산의 해외 진출을 위한 거점을 확보하고 초격차 방산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해양 신재생 에너지 가치 사슬을 육성하고, 스마트 야드로 선박 건조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도 돋보인다.
최근 2년~3년치 매출에 해당하는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2023년 35억2000달러였던 수주 실적이 2024년에는 약 90억 달러로 약 2.5배 이상 증가했다. 개별 조선소 기준으로 국내 최대 수주 금액을 달성이다.
방산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 5, 6번함 및 배치-IV 1, 2번함을 연속 수주했다. 장보고 III 배치-II 3번함을 수주해 배치-II 사업에서 발주된 잠수함 3척을 모두 확보했다. 한국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3건을 연속 수주하는 데도 성공했다.
방산 사업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혁신적인 함정 생산시설 확충도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 동시 건조가 가능한 실내 탑재 공장 신축에 착수했다”며 “900t 골리앗 크레인과 공장 내 설치될 300t 규모 2기의 크레인을 통해 블록 대형화 공법으로 탑재 공정을 단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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