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서 사제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범행에 사용한 총 외 10정이 추가로 발견됐다. 유튜브에서 총기 제작법을 배운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A(63)씨는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A씨는 전날 오후 9시31분쯤 사제총기를 발사해 아들인 30대 B씨가 숨졌다. 경찰은 A씨의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도 사제총기 10정과 실탄을 발견했다. 실탄은 과거부터 구입해 보유하고 있던 것이라고 한다.
A씨가 사용한 사제총기는 쇠파이프 형태로 제작한 것으로, 쇠구슬 여러 개가 든 산탄 2발을 장전하는 방식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에서 총기 제작법을 배웠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제총을 이용한 범죄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2016년 오패산터널 총기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범인인 성병대는 온라인 동영상을 보고 사제총을 만들었다. 성병대는 나무토막과 쇠파이프를 테이프로 감아 총 형태를 만들고 쇠구슬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화약에 불을 붙이면 쇠구슬이 발사되는 형태로, 성병대의 집에서는 사제총 17정이 나왔다.
성병대가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총을 쏘면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사망했고, 지나가던 시민이 다쳤다. 성병대는 2019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2022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피격한 범인 야마가미 데쓰야도 인터넷에서 구입한 부품으로 사제총을 만들어 범행을 저질렀다.
2021년 부산경찰청은 미국에서 총기 부품을 위장 수입한 뒤 이른바 ‘고스트건’을 만들어 사고판 총기 동호회 회원이 붙잡혔다. 고스트건은 부품을 따로 사서 만든 총기를 뜻하며, 총의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총기 번호가 없다.
이 같은 사제총 만드는 법은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제 폭탄도 마찬가지다. 파이프와 나사못, 스프링 등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 재료로 쓰인다.

당국은 불법적인 사제총기 제작 영상을 적발하고 차단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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