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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댕댕이 함께 즐겨요”…반려견 전용 호텔서 즐기는 ‘멍캉스’ [르포]

입력 : 2025-05-28 13:00:00 수정 : 2025-05-28 14: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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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강아지가 이렇게 빨리 달리는 건 처음 봤어요. 얼굴이 웃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 23일 소노펫클럽앤리조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반려견 새봄이 뛰어놀고 있다. 박윤희 기자

 

지난 23일 기자의 반려견 ‘새봄’이 너른 잔디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이같이 말했다. 쉬는 주말이면 새봄이와 국내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이번처럼 밝은 표정을 본 건 처음이었다. 소형견 펜스 안에서 ‘하네스’를 풀어주자 새봄이는 잔디 위를 날아다니듯 달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얼마나 이렇게 뛰고 싶었을까’ 내심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1500만명 시대. 국민 4명 가운데 1명 이상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펫팸족(Pet Family)’이 늘면서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호텔업계다. 최근엔 교육 업체도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펫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모양새다. 

 

◆ “푸른 숲 배경으로 ‘멍캉스(멍멍이+호캉스)’ 즐겨요” 반려견도 보호자도 ‘오감만족’

 

소노펫클럽앤리조트는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녈이 2020년 7월 문을 연 반려동물 프리미엄 문화공간이다. 총 157실의 소노펫 객실에 다견 가족들까지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객실을 갖추고 있다.

 

소노펫클럽앤리조트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4958㎡(약 1500평) 규모의 천연 잔디 운동장이었다. 소노펫이 자랑하는 ‘플레이그라운드’로, 소형·중형·중대형·대형·배려견(노견·아픈 반려견)을 위한 5개 공간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기자는 새봄의 예방접종 내역과 병원 진료 기록을 제출한 뒤 입장할 수 있었다. 이곳은 5대 맹견(도사견·로트와일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불테리어)과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반려견, 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의 입장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한 전문 트레이너도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반려견들의 놀이 상황을 지켜보고, 다른 방문객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행동을 하는 반려견을 퇴장 조치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반려동물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참여하는 ‘명랑운동회’가 열리는데 반려견 달리기 대회, 댕댕이 멍때리기 대회, 서바이벌 OX퀴즈 등 미니게임 등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인기가 높다. 

 

반려견 훈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클래스룸’. 투숙객들은 이곳에서 반려견에 관한 1대 1 고민상담 및 행동 교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용 당일 1시간 전까지 홈페이지나 현장 예약을 하면 서비스를 이용이 가능하다. 박윤희 기자

 

이밖에 △반려동물의 매너를 뽐낼 수 있는 ‘매너독 라이선스 테스트’ △어린이들이 반려견 기본 매너 교육과 어질리티를 체험해보는 ‘어린이 훈련사 테스트’ △매일 오전 9시에 진행하는 ‘펫 동반 아침 산책’ △소노펫 라운지 야외 데크에서 열리는 ‘소노펫 라운지 불멍 체험’ 등이 있다. 

 

가족들과 주말을 보내기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전모(37·여)씨는 “아이들과 반려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전씨의 남편 이모(38)씨도 “아파트에서 매일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데, 여기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웃었다.

 

반려동물의 움직임과 눈높이를 고려한 설계도 인상적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객실동으로 이동하자 영화관 복도처럼 조명이 어두웠는데, 사람보다 빛에 민감한 반려동물의 안구 건강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객실은 낮은 침대와 툇마루 시공, 냄새를 제거하는 배기 시스템 등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안전을 고려해 전기 콘센트는 높은 위치에 설치하거나 커버를 부착했고, 식기와 주방용품 등은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비치했다.

 

관계자는 “펫 객실은 청소와 위생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객실 내부엔 낮은 침대와 툇마루 시공, 냄새를 제거하는 배기 시스템 등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안전을 고려해 전기 콘센트는 높은 위치에 설치하거나 커버를 부착했고, 식기와 주방용품 등은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비치했다. 박윤희 기자

◆ 몸집 커진 ‘펫케어’ 시장…관련 서비스 늘리는 호텔업계

 

반려견을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지출의 범위를 넓히는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2년 8조원에서 매년 14.5%씩 성장해 2027년 15조원, 2032년에는 20조원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호텔업계는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반려동물 친화(펫 프렌들리)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는 2018년부터 ‘그랜드 머큐어’에서 펫 프렌들리 서비스를 운영하며, 반려견 동반 투숙객을 위한 전용 객실과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중구 포시즌스호텔은 반려동물 전용 침대와 그릇 등 기본 어메니티를 제공하고, 10㎏ 이하 반려견 최대 2마리까지 동반 투숙할 수 있다. 명동의 레스케이프호텔은 매 시즌 다양한 펫 브랜드와의 협업해 트렌디한 펫 용품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시그니처 펫 패키지 ‘비러브드 프렌즈’를 선보이고 있다.

 

교육업계도 펫사업에 나섰다. 교육그룹 교원은 지난해 8월 반려동물 동반 여행객을 위해 펫 프렌들리 호텔 ‘키녹(KINOCK)’을 론칭하고 펫 호텔 사업에 진출했다. 8260㎡(약 2500평) 규모의 야외 펫 파크를 비롯해 실내 펫 파크, 펫 유치원, 펫 미용실, 펫 보딩, 펫 리테일 숍 등 반려동물을 위한 폭넓은 시설을 제공한다. 대교는 지난해 10월 반려동물 전문기업 하울팟을 인수했다. 한남, 서초, 분당, 위례 4개 지점에서 반려견 유치원, 데이케어, 미용, 호텔링 등 프리미엄 펫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와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제 발맞춰 기업들도 반려동물 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원 홍천 =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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