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日수출 5300억… 中·美 이어 3위
CJ 올리브영 등 중저가 브랜드 약진
日 뷰티 성지에 팝업 스토어 운영 인기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들도 일본
중저가에서 고가까지 라인업 다양화
체험매장·약국화장품 등 맞춤서비스

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거세다. K팝과 K콘텐츠 열풍이 불면서 우수한 품질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K뷰티까지 한류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기초 화장품부터 색조 제품까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브랜드까지 일본 진출을 확대하면서 K뷰티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일본으로 화장품 수출↑… ‘중저가’ 인기
12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우리나라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은 7억4384만7000달러(5295억8077만원)로 집계됐다. 전체 수출 국가 중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액수다.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10년 전인 2014년 1억4627만8000달러(1921억6540만원)를 기록했던 일본 수출액은 2016년 1억8403만2000달러(2417억6283만원), 2017년 2억2675만달러(2978억8147만원), 2018년 3억365만달러(3989억500만원)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0년에도 6억3921만8000달러(8397억4068만원)로 뛰어올랐고, 2021년에도 7억8411만9000달러(1조300억9713만원)를 수출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022년에는 7억4607만5000달러(9801억1872만원)로 소폭 줄었지만, 당시 한국 화장품은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프랑스산을 누르고 가장 많이 수입된 외국 화장품 1위에 올랐다.

한국 화장품 인기의 중심에는 중저가 브랜드가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21∼26일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일본 최대 뷰티 편집매장 ‘앳코스메(@cosme) 도쿄’에서 바이오힐보, 웨이크메이크, 브링그린, 필리밀리 등 자체브랜드(PB) 팝업을 진행했다.
이들 브랜드는 2019년 일본 복합 쇼핑몰 ‘루미네’에 입점한 데 이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3대 오프라인 화장품 매장이라 불리는 앳코스메와 플라자(PLAZA), 로프트(LOFT)뿐만 아니라 일본 최대 이커머스 라쿠텐(Rakuten)과 큐텐재팬(Qoo10) 등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우수한 품질의 화장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이는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올해 바이오힐보는 큐텐재팬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브랜드를 시상하는 ‘큐텐 어워즈(Qoo10 AWARDS) 2023’에서 뷰티 부문 ‘루키 어워드’를 수상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CJ올리브영은 “해당 브랜드들의 일본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두 배씩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1월~11월에는 오프라인 채널에서만 약 150%의 신장률을 기록했다”며 “화장품의 오프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큰 일본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다채로운 카테고리로 일본 MZ세대 사로잡아
화장품 대기업들도 일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라네즈 등 중저가 제품을 시작으로 헤라, 에스트라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일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7월 일본 ‘앳코스메 도쿄점’에서 2주간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열었다. 당시 온라인 페이지 오픈 이틀 만에 방문 예약이 모두 완료됐고, 100만개에 이르는 고객 체험 샘플이 모두 소진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1층부터 3층에 이르는 행사 장소를 각기 다른 콘셉트로 채워 방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층은 레티놀, 슬리핑 뷰티, 쿠션 등 아모레퍼시픽만의 스토리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2층에서는 여러 가지 카테고리의 일본 미진출 브랜드를 소개하며 K뷰티의 최신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3층에는 라네즈 네오쿠션 비스포크 서비스와 에스쁘아 파우더 & 플레이 등 아모레퍼시픽만의 맞춤형 서비스를 일본 고객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같은 해 9월에는 메디 뷰티 브랜드 에스트라를 선보이며 이른바 ‘약국 화장품’으로 불리는 더마 코스메틱으로 카테고리를 넓혔다. 현재는 로프트, 도큐핸즈, 앳코스메 등 일본 내 영향력을 가진 주요 채널들을 통해 300여개 이상의 매장에 입점 진행 중이다.
LG생활건강도 적극적으로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VDL과 글린트 바이 비디보브, 프레시안 등을 비롯해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힌스(hince)의 모회사인 비바웨이브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특히 큐텐, 아마존 등 일본 온라인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큐텐(Qoo10)’에 화장품을 처음 출시한 지 약 6개월 만에 300%에 달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큐텐이 주최하는 할인행사인 ‘메가와리’에 참여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큐텐은 일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많이 찾는 대표적인 온라인몰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시장이 고전하면서 일본, 북미 등 여러 국가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일본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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