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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檢이 엉뚱한 꼬투리 잡았다”는 이재명, 직접 해명하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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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02 22:52:30 수정 : 2022-09-02 22: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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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전 소환 거부 명분 없어
민생 볼모로 대여 투쟁 나선다면
민주당도 ‘사법리스크 늪’ 빠질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검찰의 소환 통보에 “먼지털이 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고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맡긴 권력을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만들고 민생을 챙기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써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검찰의 소환 통보에 대한 이 대표의 첫 입장 표명이다. 하지만 ‘검찰 소환에 응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다.

“(검찰이)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를 잡았다”는 이 대표 발언은 수긍하기 어렵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치부하는 인식으로 보여서다. 선거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하는 행위는 유권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후보자들 간의 공정경쟁에도 위배된다. 공직선거법이 선거 후보자의 거짓말을 엄히 다루는 이유다. 이 대표가 성남 대장동·백현동 비리 의혹과 관련해 3·9 대선 때 허위 사실을 말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여럿이다. 검찰이 제1 야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건 혐의 입증을 뒷받침할 물증과 증언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대표가 억울하다면 검찰 소환에 응해 의혹을 분명하게 소명하면 된다. 법 적용에는 누구에게도 예외나 특혜가 있을 수 없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정권 차원의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건 여당 대선 후보를 지낸 야당 지도자의 처신이 아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외에도 대장동·백현동 개발특혜와 성남FC 후원금 불법 모금, 법인카드 불법 사용, 변호사비 대납 등 10여개 의혹과 관련해 검경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나와 무관하다”, “모르는 일”이라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솔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수사에 성실히 임해 의혹을 털어내고 상응한 사법적 판단을 받으면 된다. 이번에 각종 의혹에 대해 분명하게 매듭짓고 가는 게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현명한 일이다.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당까지 끌어들여 극한 대치 국면으로 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민주당 새 지도부가 어제 최고위 회의에서 검찰의 이 대표 소환 통보를 윤석열정부의 대야 도발로 간주하고 전면전을 선포한 것도 부적절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의 속내가 명백해졌다. 정치검찰이라는 호위무사를 동원해 제1 야당 대표를 소환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죄 없는 김대중(DJ)을 잡아갔던 전두환이나 죄 없는 이재명을 잡아가겠다는 윤석열이나 뭐가 다르냐”고 했다. 민심과는 거리가 먼 억지 주장이다. 민주당이 이런 식으로 대응할수록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늪에 더 깊이 빠져들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민주당이 수사에 정치 보복이니 야당 탄압이니 하는 프레임을 씌우고 민생을 볼모로 삼아 대여 투쟁에 나선다면 또다시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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