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여명의 하코다테' 공연

꾸준히 문제작을 선보이고 있는 박근형 연출이 이번엔 일제 강제 징용자 문제와 전쟁의 참상을 무대에 올렸다. 박근형 연출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은 지난 12일부터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 혜화에서 연극 ‘코스모스: 여명의 하코다테’를 공연 중이다. 28일까지인 이번 무대는 1945년 7월 일본 홋카이도의 탄광, 아오모리의 노동자 선술집 마구로가 배경이다. 징용으로 끌려온 수일은 석탄을 캐던 중 자신이 환생한 세례요한임을 깨닫는다. 탄광 인부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미치광이란 말과 주먹질이다. 수일은 밤마다 들려오는 환청에 급기야 심신이 피폐해진다. 그러던 수일은 ‘불바다의 역사’란 계시를 받고 탄광에서 만난 소년수를 업고 가까스로 홋카이도를 탈출한다. 수일은 소년수의 고향 아오모리에 어렵게 도착하나 전쟁의 비극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대학로에서 존경받는 거장 연출 박근형은 이번에도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또 골목길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둘동한다. 극단 골목길의 전작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로 지난해 나란히 연기상을 받은 성노진과 강지은이 나온다. 또 넷플릭스 '스위트홈', 드라마 '런 온', 국립극단 '햄릿' 등 TV와 영화를 오가는 신스틸러 이봉련, 연극 '당신이 밤을 건너올 때' '킬롤로지'의 김수현 등도 출연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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