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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듯 '남한 때리기'…北, 잇따른 ‘강경 담화’ 왜? [뉴스+]

입력 : 2020-06-14 18:41:31 수정 : 2020-06-14 19: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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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北, 긴장 조성해 내부 결속 도모 / 대북전단 살포는 표면적 이유에 불과 / 코로나·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 악화 / 체제 불신 등 내부불만 잠재우기 분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북한이 세 차례에 걸쳐 몰아치듯 대남 담화를 발표하며 ‘남한 때리기’에 속도를 내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한 북한이 하나의 돌파구로 남한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2일 밤에서 13일 밤까지 만 하루 사이 이례적으로 세 건의 담화를 차례로 공개하며 한국을 압박했다. 먼저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은 12일 밤 청와대가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 “통일부 뒤에 숨어 있던 청와대가 마침내 전면에 나서서 그 무슨 대용단이라도 내리는 듯이 입장표명을 하였지만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며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날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부장은 “조미 사이의 문제와 더욱이는 핵문제에서 논할 신분도 안 되고 끼울 틈도, 자리도 없는 남조선당국이 조미 대화의 재개를 운운하고 비핵화에 대하여 제멋대로 해석하면서 말같지도 않은 헛소리를 치고 있는데 참 어이없다”며 북·미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정부를 비판했다.

같은 날 밤 김여정 제1부부장은 “2년 동안 하지 못한 일을 당장에 해낼 능력과 배짱이 있는 것들이라면 북남관계가 여적 이 모양이겠는가”라고 청와대를 향해 재차 따지며 직접 대남 메시지의 마침표를 찍었다.

 

북한이 이처럼 한번에 대남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남한의 반응과 관계없이 처음 세웠던 계획대로 차례대로 진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절박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외적으로는 ‘하노이 노딜’ 이후 문재인정부에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핵협상의 ‘약한 고리’인 남한을 목표로 삼아 판을 흔들어볼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과 대북제재 장기화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민심 악화와 체제에 대한 불신을 돌릴 수단으로 남한 공격을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왼쪽)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부장. 뉴시스·연합뉴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최근 잇따른 담화에서 북한의 초조함이 읽힌다”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체제에 대한 도전 등에 처했을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긴장을 조성시켜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김 부부장이 잇따라 전면에 나선 것을 두고도 여러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자력갱생이라는 내치에 집중하고 김 부부장은 대남 이슈를 총괄하는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아울러 김 부부장을 사실상 2인자로 자리매김시키면서도 향후 관계개선을 위한 카드로 김 위원장을 남겨두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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