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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여름… 심뇌혈관질환 위험도 ‘빨간불’

입력 : 2018-07-15 21:01:28 수정 : 2018-07-15 16: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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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기승… 환자 건강관리 요주의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남부지방은 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폭염이 시작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기온이 오르면 특히 혈관질환자는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은 기온이 오를수록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기 때문이다. 미국심장학회(AHA)는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뇌졸중 위험이 66%,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20% 증가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무더위에는 체온 상승으로 인해 혈액 농도가 높아지면서 혈관 건강을 위협한다. 굳어진 혈관에 과부하가 걸리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유발해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실제 병원 통계를 봐도 겨울철 못지않게 여름철에도 심뇌혈관질환자가 많다. 무더위 속 경계해야 할 심뇌혈관질환 실태와 예방법 등에 대해 살펴봤다.

◆겨울철 아닌 여름에도 경계해야 하는 혈관질환

최모(42)씨는 최근 낮에 테니스를 하다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압박감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다행히 함께 있던 동료가 신속히 119에 신고한 덕에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잘해 목숨을 구했다. 흔히 혈관질환은 주로 겨울철에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씨 사례에서 보듯 요즘 같은 여름철 무더위 때도 경계해야 할 대표적 질환이다. 실제 심장전문 세종병원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관상동맥질환인 협심증, 심근경색증으로 병원에 온 환자 14만4872명을 분석한 결과, 여름철(6~8월) 환자가 23.8%(3만4589명)에 달했다. 여름철에도 심뇌혈관질환이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여름철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급성 심정지 발생은 1.3%씩 증가했다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연구팀 보고도 있다.
◆높은 외부 온도 및 수분 부족이 심장에 악영향

혈관질환 전문의들에 따르면 폭염으로 기온이 오르면 우리 몸의 체온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은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액을 피부 가까운 곳으로 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혈관 이완 작용이 발생하여 심장에 부담을 준다.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진행되면 혈액의 농도도 높아진다. 몸은 이를 감지하고 자연스럽게 목마름을 느끼게 되어 물이나 음료수를 찾도록 한다. 하지만 적절히 수액 공급이 되지 않을 경우, 피는 끈적끈적해지고 혈관을 막기 쉬운 상태로 변하게 된다. 더 진행되면 혈관을 확장 또는 수축시켜 주변 상황에 따라 적절히 변화시켜 주는 혈관 내피세포 기능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심장 관상동맥 급성 폐색이 생겨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데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무더위 속 유념해야 할 점은 50대 이상이거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이들은 찬물로 하는 등목이나 샤워도 심장마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휴가철 수영장이나 바다에서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일시적인 혈압 상승과 심박 수 증가로 심장의 부담을 커지게 하여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매년 여름철 이런 사고가 되풀이되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무더위 속 뇌졸중도 주의해야 한다. 추운 겨울에 혈관이 수축하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 못지않게 여름에도 발병률이 높다. 무더위로 몸속 수분이 감소하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게 된다.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면 순환이 잘되지 않고 혈압이 상승해 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주변 심뇌혈관질환자, 잘 살피고, 심폐소생술 익히면 도움

세종병원 심장내과 김태훈 과장은 “여름철 폭염 경보나 폭염 주의보가 발효되면 정오부터 5시까지의 한낮에 운동은 물론 야외활동을 무조건 삼가야 한다. 과격한 운동이나 음주도 금물이며 물은 충분히 수시로 마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더위에 취약한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나 심뇌혈관질환자는 주변에서 세심히 살펴야 한다. 환자가 어지러움이나 심장 압박감을 호소하는 등 이상 신호를 보이면 바로 119에 신고해 응급 처치를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가족 등 주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 사고를 대비해 심폐소생술을 익혀두는 것이 도움된다. 양어깨를 두드렸을 때 반응이 없는 환자라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인공호흡을 하지 않고 가슴 마사지만 하더라도 뇌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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