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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 잃어버린 숨 쉴 권리] 미세먼지 대응만 촉각… 질소산화물 위험 ‘깜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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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3 07:00:00 수정 : 2018-04-23 11: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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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 작아 인체 깊숙이 침투… 관리 시급
자동차가 뿜어내는 배기가스에 많은 질소산화물(NOx)은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오존과 미세먼지의 재료(전구물질)가 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훨씬 더 크다. 우리나라 환경 정책은 미세먼지에만 촉각을 곤두세울 뿐 다른 물질에는 신경을 거의 쓰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세먼지와 함께 질소산화물, 오존(O₃) 등을 주요 대기오염물질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하는 미세먼지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미세먼지 중 특히 PM2.5(지름 2.5㎛)는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SOx)이 수증기, 암모니아 등 대기를 떠돌아다니는 여러 물질과 화학반응해서 형성되기도 한다. 이런 2차 생성이 73.1%에 달한다. 처음부터 미세먼지로 나오는 양은 30%도 안 된다. 미세먼지 전구물질(합성 전 단계 물질)인 질소산화물(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등)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질소산화물은 폐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입자가 훨씬 작아 폐의 방어막을 뚫고 인체 곳곳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소산화물을 비롯한 대기오염물질이 국내 기형아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외에서는 이산화질소(NO₂)가 성장기 어린이의 지능 발달을 늦춘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이산화질소는 오존의 생성을 도와 간접적으로 인간의 건강을 위협한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오존농도가 0.01ppm 증가할 때 천식 입원환자의 사망위험은 3.97%, 심혈관계 입원환자의 사망위험은 4.80% 높아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질소산화물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6 대기환경연보’를 살펴보면 질소산화물의 연평균 환경기준 달성률은 82.3%에 그쳤고, 오존의 8시간 환경기준 달성률은 ‘제로’였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 배출가스가 주범이라서 계절에 관계 없이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이산화질소 자체로도 해롭지만 겨울과 봄에는 미세먼지로, 여름에는 오존으로 변신해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최근 지름 50㎚(PM 0.05) 이하의 나노입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입자가 훨씬 작아 신체에 더 깊숙이 침투하는 만큼 인체 유해성 또한 훨씬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심각한 위해성이 예상되지만 나노입자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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